관세 완화에 수입 ‘폭증’
9월 컨테이너 104만개
118년 역사상 최고 기록
연말 샤핑시즌 재고 확보
파나마 운하 차질 영향
![9월 LA항 물동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LA항에 쌓여 있는 컨테이너 모습. [로이터]](/image/fit/297573.webp)
미국 최대 컨테이너 항만인 LA항이 지난 9월 개항 118년 역사상 최대 물동량을 기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담이 올해 초보다 완화된 데다 연말 샤핑 시즌을 앞둔 미국 유통업체들의 상품 확보가 급증하면서 수입 화물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여기에 파나마 운하와 수에즈 운하의 운항 차질로 아시아발 화물이 미 서부 항만으로 몰리면서 LA항이 세계적인 물류 중심지로서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LA항만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LA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총 104만2,652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환산 단위)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7월 세웠던 종전 월간 최고 기록을 약 2만3,000TEU 웃도는 수치로, 서반구 전체 항만을 통틀어서도 역대 최대 월간 처리량이다.
특히 수입 물동량이 기록 경신을 주도했다. 9월 수입 적재 컨테이너는 54만5,696TEU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 증가했다. 최근 5년간 9월 평균과 비교하면 26%나 많은 규모다. 수출 적재 컨테이너도 12만5,751TEU로 전년 동월 대비 10% 늘었지만 수입에 비해서는 여전히 부진한 수준을 보였다. 빈 컨테이너 처리량은 약 37만1,206TEU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물동량 급증에 힘입어 LA항은 지난 7~9월 3분기에도 약 300만TEU를 처리하며 역대 최대 분기 기록을 세웠다. 6~9월 4개월간 물동량 역시 약 400만TEU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올해 1~9월 누적 물동량은 약 810만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이상 증가했다.
이번 기록적인 호황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관세 부담 완화와 미국 소비시장의 견조한 수요가 꼽힌다. 진 세로카 LA 항만국장은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 올해 초와 지난해에 비해 관세 수준이 낮아지면서 수입업체들이 비용을 보다 안정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그동안 미뤄왔던 상품 수입과 재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연말 샤핑 시즌을 앞둔 대형 유통업체들이 상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수입 물량을 늘린 것이 항만 물동량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미국 소비자들이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 상승 등 생활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소비를 이어가는 점도 수입 증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전미소매협회(NRF)는 올해 미국 전체 소매판매가 약 5조6,000억달러에 달해 지난해보다 4.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의 급성장도 새로운 수입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냉각장비 등 AI 관련 설비와 부품의 수입이 증가하면서 항만을 통한 화물 반입이 활발해지고 있다.
글로벌 해상 운송 경로의 변화도 LA항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가뭄에 따른 수위 저하로 파나마 운하의 선박 운항에 제약이 발생하고 수에즈 운하 주변의 안보 불안까지 이어지면서, 일부 해운업체들이 아시아에서 미국 동부로 향하던 화물을 서부 항만으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으로 상품을 운송하는 경우 LA항을 이용하는 태평양 횡단 항로가 운송 거리와 연료비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는 LA와 롱비치항을 중심으로 형성된 남가주 물류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두 항만은 지난해 미국 전체 국제 해상 컨테이너 교역량의 약 31%를 처리할 정도로 미국 무역의 핵심 관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다만 기록적인 물동량 증가가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불투명하다. 미국의 관세 및 무역정책이 다시 바뀔 경우 수입업체들이 발주와 운송 계획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