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S,‘귀화 75% 감소’
이민규제 성과로 홍보
심사기준 대폭 강화에
시민권 시험도 어려워져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시민권 신청자에 대한 거부율이 2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국토안보부(DHS)가 최근 귀화자 감소를 이민 규제의 ‘성과’로 내세우면서, 시민권 취득을 어렵게 만들어 신규 시민권자 수를 의도적으로 줄이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국립 이민정책재단(NFAP) 분석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2026년 7월 사이 시민권 신청 거부율은 2025년 1월 8.4%에서 2026년 7월 20.1%로 상승했다. 거부율이 11.7%포인트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는 약 139% 증가한 것이다.
DHS는 지난 2일 소셜미디어에 이른바 ‘리미그레이션 보고서(Remigration Report)’를 게시하면서 귀화 건수가 75% 감소한 것을 주요 이민정책 성과 가운데 하나로 홍보했다. 이와 함께 330만건의 추방, 25만건의 비자 취소, 망명 신청 94% 거부 등을 ‘성과’로 제시했다.
시민권 심사가 강화된 배경으로는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이 지난해 8월 내린 심사 지침이 꼽힌다. 새 지침은 신청자가 단순히 결격 사유가 없다는 것뿐 아니라 시민권자로서의 ‘긍정적인 자질’을 적극적으로 입증해야 하는지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하도록 했다. 전직 USCIS 정책분석관 에프렌 에르난데스는 이 같은 기준 강화와 심사관들의 재량권 축소가 거부율 상승의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시민권 시험도 어려워졌다. 2025년부터 새 시민권 시험은 최대 20개 질문 가운데 12개를 맞혀야 하며, 문제은행도 기존 100개에서 128개로 늘어났다. 종전에는 10개 중 6개를 맞히면 통과할 수 있었다. USCIS는 앞으로 시험의 ‘무결성’을 강화하는 추가 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신청 비용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지난 6월 제안된 규정에 따르면 온라인 귀화 신청 수수료는 현재 710달러에서 1,280달러로 75% 인상되고, 종이 신청은 760달러에서 1,330달러로 80% 오를 수 있다.
DHS는 이민과 귀화 감소를 미국을 위한 ‘승리’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는 반대 분석이 나온다. NFAP에 따르면 2025년 1월 이후 미국의 민간 노동력은 약 43만4,000명 감소했으며, 외국 태생 노동자는 102만8,000명 줄었다. 반면 미국 태생 근로자의 실업률은 2025년 1월 4.3%에서 2026년 9월 4.2%로 큰 변화가 없었다.
임금 상승 효과도 나타나지 않았다. 연방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2025년 8월부터 2026년 8월까지 물가를 반영한 실질 시간당 평균 임금은 오히려 0.3% 감소했다. 이민자 노동력 감소로 트럭 운송과 건설, 육류 공급 등 일부 산업에서도 인력 부족과 비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귀화와 이민을 줄이는 것을 주요 정책 성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시민권 취득 장벽 강화가 미국 노동시장이나 미국인 근로자의 임금·고용에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왔는지는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스앤젤레스 노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