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교육문화센터’ 건립
2021년 이후 5년째‘감감’
성금은 정부 국고로 귀속
동포청장“목적대로 쓸 것”
세계 각국 재외동포들이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를 지어달라며 십시일반 모은 피땀 어린 성금 30억원이 정작 센터는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채 정부 국고로 들어간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당초 2021년 착공해 2025년 완공한다던 센터 건립 계획은 해를 넘기도록 감감무소식인 데다, 재외동포들이 특정 목적을 위해 기부한 거액의 성금마저 정부 예산으로 편입되면서 재외 한인사회에서는 “우리가 낸 돈이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이냐”, “센터 건립이 무산되면 성금을 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불만이 나오고 있다.
김경협 재외동포청장은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재외동포청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성금 30억원은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 건립 목적에 맞게 사용될 것이라며 “안심해도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외동포들의 입장에서는 단순히 “안심하라”는 설명만으로 의문이 해소되기에는 센터 건립이 너무 오랫동안 표류해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센터 건립 지연뿐 아니라 재외동포들이 직접 모은 성금 30억원의 관리와 사용 문제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제의 성금은 세계 각지의 재외동포들이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 건립이라는 명확한 목적 아래 모은 돈이다. 그러나 지난 1일 재외동포협력센터가 재외동포청으로 흡수·통합되는 과정에서 협력센터가 보유하고 있던 성금 30억원도 국가재정법에 따라 국가에 귀속됐다.
이 때문에 동포사회에서는 센터 건립을 위해 모은 민간 기부금이 정부 일반예산으로 흡수돼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센터 건립 자체가 수년째 지연되는 상황에서 성금의 관리 주체와 집행 방식까지 바뀌자 “30억원이 공중에 뜨는 것 아니냐”는 불신이 커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도 이날 국감에서 이 문제를 직접 제기했다. 김 의원은 교육문화센터 건립이라는 당초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30억원은 반환 조치해야 하는 게 상식적이지 않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 청장은 “기부 목적에 맞게 사용될 것”이라고 답했다.
김 청장은 재외동포협력센터와 동포청의 통합으로 성금의 회계 처리 방식이 바뀐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합에 따라 30억원이 정부 예산으로 세입과 세출 과정이 잡혀 국고로 들어갔다가 다시 예산 편성을 해서 집행돼야 한다”며 “집행 방식이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금이 다른 용도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며 “안심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재외동포청에 따르면 동포청은 협력센터를 통합하면서 기존 기관의 권리와 의무, 재산을 승계했다. 이에 따라 협력센터가 보유했던 성금 30억원도 국가재정법에 따라 국고로 귀속된 뒤 향후 예산 재편성 절차를 거쳐 센터 건립에 사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 건립 사업 자체가 당초 약속과 달리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김준환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센터가 당초 2021년 착공해 2025년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지금까지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계획대로라면 이미 지난해 완공돼 세계 재외동포들을 위한 교육·문화 교류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어야 하지만, 2026년 10월 현재 건립 장소조차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인 셈이다.
김 청장은 이에 대해 “부지 협의가 원만하지 않아 착공이 늦어졌다”며 현재 인천광역시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박찬대 인천시장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가운데 김 청장도 “조만간 윤곽이 잡힐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외 한인사회에서는 정부가 이제라도 구체적인 건립 일정과 재원조달 계획, 성금 30억원의 관리·집행 방식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당초 2021년 착공 계획이 5년 넘게 지연되는 동안 사업이 왜 표류했는지, 책임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