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미납 경험 21.6%나
1년 새 7.3%포인트 급증
LA 중간 렌트 2,081달러
전국보다 약 50%나 높아
![생활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중산층까지 치솟는 렌트를 못내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LA 한인타운 내 아파트 렌트 사인이 부착돼 있다. [박상혁 기자]](/image/fit/297148.webp)
미 전국에서 월세를 제때 내지 못하는 세입자가 급증하면서 주거비 부담이 저소득층을 넘어 중산층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와 남가주처럼 렌트비가 높은 지역에서는 월급을 받아도 월세와 식비, 의료비, 공과금 등을 감당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도시연구기관 어번인스티튜트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월세를 전액 납부하지 못했거나 경제적 이유로 납부가 늦어진 경험이 있다고 답한 18~64세 세입자는 20.0%에 달했다. 2024년 16.5%에서 3.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어번인스티튜트가 이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중간소득 세입자의 상황이 크게 악화됐다. 중간소득층 가운데 월세를 제때 전액 내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024년 14.3%에서 2025년 21.6%로 7.3%포인트 급증했다. 저소득층뿐 아니라 비교적 안정적인 소득을 가진 중산층까지 주거비 압박을 직접 체감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어번인스티튜트는 중간소득층을 가구 규모에 따라 분류하고 있다. 1인 가구의 경우 연소득 약 3만1,300~6만2,600달러, 3인 가구는 약 5만3,300~10만6,600달러 수준이다.
저소득층의 어려움은 여전히 더 심각했다. 2025년 저소득 세입자의 27.8%가 경제적인 이유로 월세를 전액 내지 못하거나 납부를 늦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고소득 세입자에서도 같은 비율이 약 7%로 전년보다 약 2%포인트 높아졌다.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렌트 부담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남가주에서는 이 같은 문제가 더욱 피부에 와닿는다.
아파트리스트에 따르면 2026년 10월 현재 LA시 전체 아파트의 중간 렌트는 월 2,081달러다. 침실 1개짜리는 1,861달러, 2베드룸은 2,374달러 수준이다. LA의 전체 중간 렌트는 전국 중간값보다 약 50% 높은 수준이다.
캘리포니아 전체에서도 주거비 부담은 심각하다. 캘리포니아 주택파트너십(CHP)은 2025년 보고서에서 연소득 약 6만9,360달러인 저소득 가구가 LA카운티를 비롯한 남가주 해안 지역의 대부분 지역에서 평균적인 2베드룸 렌트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LA뿐 아니라 남가주의 다른 지역도 렌트비가 만만치 않다. 질로우의 2026년 8월 자료를 보면 LA 메트로의 전형적인 렌트는 2,941달러였으며, 리버사이드와 샌디에고 등에서도 높은 수준의 렌트비가 이어지고 있다.
주거비 부담은 월세에만 그치지 않는다.
어번인스티튜트 조사에서 2025년 18~64세 세입자의 20.7%가 가스·난방유·전기요금을 전액 납부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23년과 2024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2019~2022년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결국 월세를 우선 지급하기 위해 식료품이나 의료비, 교통비 등을 줄이거나 반대로 공과금 납부를 늦추는 식의 선택을 하는 가구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월세 연체가 단순한 가계 지출 조정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주택 소유자의 모기지 상환 능력은 최근 7년간 상대적으로 큰 변화가 없었던 반면, 세입자의 월세 납부 어려움은 2022년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주거비 부담이 주택 소유자보다 임차 가구에 더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퇴거 절차와 임차인 보호 규정은 주와 지방정부마다 다르지만, 월세 연체가 장기화될 경우 퇴거 절차로 이어진다. 특히 비상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중산층 가구의 경우 한두 차례의 예상치 못한 의료비나 자동차 수리비, 실직 등이 월세 연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환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