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류 이상’ 심하면 괴사
단순 통증 넘기지 말아야
걷거나 발에 체중을 싣지 않고 가만히 쉬고 있는데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어떨까. 특히 밤마다 발이나 발가락이 화끈거리거나 불에 타는 듯한 통증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노화나 피로로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경고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족부 전문의 조나단 브로클허스트는 기고문을 통해 이른바 ‘휴식기 통증(Rest pain)’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휴식기 통증은 걷거나 발에 체중을 싣지 않은 상태에서도 발이나 발가락에 나타나는 통증으로, 미국에서는 약 100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단순히 ‘발이 아픈 것’과 구별되는 신호다. 브로클허스트는 △발의 심한 작열감 △발의 털이 빠지는 현상 △창백하고 반질반질해진 피부 △걸을 때 나타나는 심한 다리 경련 △푸른색이나 보라색으로 변한 발가락 등 5가지를 대표적인 증상으로 꼽았다.
이런 변화는 다리와 발로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실제 브로클허스트가 진료한 70대 남성은 휴가 중 갑자기 심해진 발의 작열감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발등이 부어 손가락으로 맥박을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혈류가 좋지 않았고, 발에는 털이 거의 없었으며 피부 역시 창백하고 반질거렸다.
휴식기 통증의 원인 가운데 특히 위험한 것은 말초동맥질환(PAD)이 심각하게 진행된 ‘만성 하지 위협 허혈(CLTI)’이다. 동맥 내부에 플라크가 쌓여 혈관이 좁아지면서 다리와 발, 발가락으로 향하는 혈액이 극도로 감소한 상태다.
혈류 부족이 계속되면 단순한 통증에서 끝나지 않는다. 상처가 생겨도 제대로 아물지 않는 궤양이나 조직 괴사로 진행될 수 있고 심한 경우 절단이 필요할 수도 있다.
전신 혈관 건강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다리 동맥에 심각한 플라크가 쌓였다는 것은 다른 혈관에도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심각한 동맥경화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설명이다.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흡연과 과도한 음주, 운동 부족, 좋지 않은 식습관 등이 꼽힌다. 앞서 브로클허스트가 진료한 70대 남성 역시 30년간 담배를 피웠고 매주 과도하게 술을 마셨으며 평소 신체 활동도 적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치료는 통증 자체보다 원인이 된 혈관 질환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혈전 위험을 낮추는 약이나 콜레스테롤·혈압·당뇨병 등을 관리하는 약물치료와 함께 금연, 운동, 식습관 개선 등이 필요할 수 있다.
혈류가 심각하게 막힌 경우에는 풍선으로 혈관을 넓히는 혈관성형술이나 스텐트 삽입술, 막힌 혈관을 우회해 혈액이 흐를 길을 만드는 수술 등이 시행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휴식기 통증이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원인이 되는 혈관 손상은 수년에 걸쳐 진행됐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밤에 쉬고 있는데도 발이나 발가락이 타는 듯 아프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이 반복된다면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말고 의료진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