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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 입었을 땐 소주 부으라던데”… 옛말 믿었다간

지역뉴스 | 라이프·푸드 | 2026-09-22 09:31:24

화상 입었을 땐 소주 부으라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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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준 한림대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교수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화상, 초기 대응법도 달라야

일광 화상 예방 수칙은‘피하기·가리기·바르기’3가지

원인 물질 접촉 중단·손상 부위 빠르게 식히는 게 우선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화상은 뜨거운 물이나 음식, 달궈진 조리기구처럼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열원부터 햇빛과 불꽃, 전기, 화학물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원인에 따라 손상 양상이 달라질 뿐 아니라 초기 대응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평소 화상의 유형별 특징과 응급처치 방법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흔한 유형은 뜨거운 액체에 의한 ‘열탕 화상’이다. 끓는 물이나 국, 찌개, 뜨거운 음료 등이 피부에 쏟아지면서 발생하며 비교적 넓은 부위가 한꺼번에 손상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는 뜨거운 음식이나 용기를 잡아당기다가 화상을 입기 쉬우므로 조리 중에는 뜨거운 물건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둬야 한다.

 

뜨거운 물체가 피부에 직접 닿아 생기는 ‘접촉 화상’도 흔하다. 달궈진 냄비나 불판, 전열 기구 등에 순간적으로 닿는 것만으로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불을 끈 뒤에도 조리기구나 난방기구에 열이 오랫동안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충분히 식었는지 확인하기 전에는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화염 화상’은 불꽃이나 화기에 직접 노출돼 발생한다. 조리나 작업 도중 생길 수 있으며 주변에 인화성 물질이 있으면 손상 범위가 더 커질 수 있다. 불을 사용하는 공간에서는 가연성 물질을 화기에서 멀리 두고 불꽃과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햇빛도 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 강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에 염증 반응이 생기는데, 전문용어로는 ‘일광 화상’이라고 한다. 피부가 붉어지고 따갑거나 화끈거리는 열감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하면 물집이 생기거나 피부가 벗겨지기도 한다. 증상은 햇빛에 노출된 직후보다 4~6시간이 지난 뒤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일광 화상을 예방하려면 ‘피하기·가리기·바르기’ 3가지를 기억하면 된다. 자외선이 강한 시간대에는 가급적 장시간 야외 활동을 피하고 불가피하다면 모자나 긴소매 옷으로 피부를 가리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되, 차단제에만 의존하지 말고 옷, 모자 등을 이용한 물리적 차단을 병행해야 한다.

 

‘전기 화상’은 겉으로 보이는 상처보다 몸속 손상이 더 심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류가 몸을 통과하면서 피부뿐 아니라 근육과 깊은 조직까지 손상시킬 수 있고 심한 경우 조직 괴사, 근육 손상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난 화상 부위가 작더라도 외관만 보고 손상 정도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감전된 사람을 발견했을 때는 전류가 흐르는 상태에서 직접 만지지 말고 전원을 먼저 차단해야 한다. 주변의 안전을 확보한 뒤 신속하게 의료기관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화학 화상’은 산이나 알칼리 같은 화학물질이 피부에 닿아 조직을 손상시키는 유형이다. 액체 형태의 화학물질이 묻었다면 오염된 부위를 흐르는 물로 충분히 씻어내야 한다. 반면 가루 형태의 화학물질이 묻었다면 곧바로 물을 붓지 말고 피부에 남은 물질을 먼저 털어내는 것이 우선이다. 오염된 옷이나 신발도 가능한 한 제거해 피부가 원인 물질에 계속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원인은 달라도 화상을 입었을 때 초기 대응의 기본 원칙은 크게 다르지 않다. 원인 물질과의 접촉을 중단하고 손상 부위를 신속하게 식히는 것이 중요하다. 뜨거운 물체나 열원에서 벗어난 뒤 화상 부위를 시원하고 흐르는 물로 충분히 식혀야 한다. 최소 5분, 길게는 30분이 걸릴 수도 있다. 지나치게 차가운 자극이 피부와 조직에 추가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얼음이나 얼음물을 피부에 직접 대서는 안 된다.

 

과거부터 전해지는 민간요법으로 화상 부위에 소주를 붓거나 치약, 된장, 소변 등을 발라 열을 내리는 방법이 널리 알려졌다. 이러한 민간요법은 상처를 오염시키거나 피부를 자극해 적절한 치료를 방해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물집이 생겼다면 집에서 임의로 터뜨리지 말고 손상 부위를 깨끗하게 보호한 뒤 필요하면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받는 것이 좋다.

 

화상은 특별한 상황에서만 발생하는 사고가 아니다. 뜨거운 음식과 조리기구부터 햇빛, 불꽃, 전기, 화학물질까지 일상과 작업환경 곳곳에 위험 요인이 숨어 있다. 원인별 예방법을 숙지하고 화상을 입었을 때 올바르게 대처해야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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