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김 법무사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취업을 준비하는 유학생에게 채용 제안은 새로운 출발이다. 그러나 지금은 취업의 기쁨에 앞서 비자 정책의 불확실성부터 따져야 한다.
지난 9월 18일,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H-1B 전문직 취업비자의 입국과 연계된 10만 달러 납부 조치를 2027년 9월 21일까지 연장하는 포고문을 발표했다. 같은 날 고용주의 해고 이력 등을 H-1B 심사에 반영하도록 하는 별도의 행정명령도 내놓았다.
연장 발표가 나왔다고 모든 H-1B 신청자가 당장 10만 달러를 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조치는 지난 6월 연방법원의 위법 판단으로 제동이 걸렸고 정부의 항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 글을 작성하는 9월 21일 현재 확인된 보도에서도 징수 차단과 항소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설명된다. 대통령의 연장 발표와 실제 납부 의무는 구분해야 한다.
적용 대상도 마찬가지다. 해외에서 인력을 채용해 입국시키는 경우와 미국 안에서 신분 변경이나 체류 연장을 진행하는 경우는 다르다. 기존 비자, 청원서 접수 시점, 신청 방식과 신분 변경 승인 여부에 따라 검토할 사항이 달라진다. 유학생이라고 무조건 적용되거나 미국에 있다고 아무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행정명령도 주목해야 한다. 정부는 H-1B 관련 심사에서 고용주가 지난 1년간 유사한 업무를 하는 미국 근로자에게 불리한 해고를 했는지, 앞으로 그런 해고를 계획하는지도 고려하도록 했다.
그렇다고 해고 이력이 있는 회사의 신청이 모두 자동 거절된다는 뜻은 아니다. 해당 사정을 심사에 반영하라는 지시이며, 구체적인 요구 자료와 판단 방식은 후속 지침과 집행을 살펴야 한다. 아직 정해지지 않은 실무 기준을 확정된 사실처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한인 기업도 준비가 필요하다. 전문직 채용은 직책 이름만 그럴듯하게 정한다고 끝나지 않는다. 실제 업무와 필요한 전문지식, 임금과 근무 조건이 서류 내용과 일치해야 한다. 최근 구조조정이 있었다면 해고된 직무와 새로 채용할 직무의 관계도 검토해야 한다. 인사 결정과 이민 업무를 따로 생각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유학생과 취업 준비생 역시 채용 제안만으로 체류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회사의 비자 후원 준비, 취업허가와 체류 일정, 해외 출국이나 영사 절차의 필요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급변하는 정책 아래에서는 개별 신청서만큼 전체 일정의 연결이 중요하다.
정책의 불확실성은 기업과 신청자 모두에게 부담이다. 기업은 필요한 시점에 사람을 채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신청자는 취업과 체류, 가족의 생활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다. 금액의 크기도 문제지만 어떤 기준이 언제 적용되는지 알기 어렵다는 사실 자체가 부담이다.
미국 근로자의 임금과 일자리를 보호하는 것은 중요한 목표다. 동시에 규정을 지키는 기업과 합법적인 절차를 밟는 신청자에게는 예측 가능한 제도가 필요하다. 남용을 막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채용까지 위축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공포나 낙관보다 정확한 구분이다. 대통령의 발표, 법원의 결정, 이민국의 적용 지침을 나누어 읽어야 한다. “10만 달러를 내야 한다더라”는 말만 듣고 포기할 일도, “법원이 막았으니 끝났다”는 말만 믿고 준비를 멈출 일도 아니다.
취업비자의 문턱이 흔들릴수록 준비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내 사건의 적용 기준과 회사의 자료를 더욱 꼼꼼하게 점검하고 일정에는 여유를 두어야 한다. 미국에서의 미래를 지키는 힘은 자극적인 제목보다 정확한 사실과 빈틈없는 준비에서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