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계기 협상 재개
윗코프·아라그치 3시간 논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23일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image/fit/297035.webp)
미국과 이란 고위급 대표단이 3개월 만에 대면회담을 개최했다. 꽉 막혔던 종전 협상의 시계가 일단은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22일 이란 국영 IRIB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뉴욕 유엔 총회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와 전격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양측 고위급 만남은 6월22일 J D 밴스 부통령이 참석했던 스위스 회담 이후 처음이다. IRIB는 “이번 회담이 미국 측 요청에 따라 이뤄졌으며 △해상 봉쇄의 즉각 해제 △동결된 이란 자산 즉시 반환 △모든 전선에서 전쟁 종식 등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위한 이란의 조건이 미국에 가감 없이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를 낙관했다. 그는 뉴욕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중 기자들과 만나 “스티브(윗코프 특사)와 (맏사위) 재러드(쿠슈너)가 이란 협상의 중재자들을 만났다”며 “세 시간 동안 이어진 회담이었고 아주 잘됐다”고 밝혔다. 또 “아주 가까운 시일 안에 추가 회담이 예정돼 있다”며 “합의하는 게 이란 측에도 유리하다. 합의를 이루려는 모멘텀이 상당히 크다”고 강조했다.
다만 만남 이상의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 매체 알아라비야는 이란과의 회담에 참석한 미국 측 관계자를 인용해 “양국 간 합의 가능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며 주요한 이견과 장애물이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이 이란의 봉쇄 해제 요청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회담하던 시각 호르무즈해협의 요충지인 이란 게슘섬 인근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이란 국영 IRNA통신의 보도도 나왔다.
미국과 이란의 회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 연설을 통해 이란에 대한 당근과 채찍을 또다시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합의해 그들이 재건하고 과거 어느 때보다 훨씬 더 위대한 국가를 만들도록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아니면 이란을 신속히 전멸시켜 다시는 사람을 살해하고 국가를 파괴할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인가”라고 말했다. 유엔 총회장에 있던 이란 대표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도중 퇴장했다. 이란 최고 합동작전사령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단지 국내 선전 도구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이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경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어떠한 압박과 위협에도 고개를 숙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23일 진행된 연설에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가장 먼저 전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협상과 재건의 기회 혹은 전멸이라는 극단적 양자택일을 압박한 데 대해, 그는 “미국 대통령이 우리를 테러리스트라고 묘사했으나 이는 명백한 적반하장”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미·이스라엘의 군사적 공격으로 숨진 희생자들의 사진을 직접 들어 보이며 격앙된 어조로 연설을 이어가 장내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무기로 인해 수많은 중동의 무고한 아이들이 폭격 아래 희생당했다고 맹비난했다.
한편, 이날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중동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가자 회의장에 있던 미국 대표단이 집단으로 퇴장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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