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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 ‘청구서’… 운전자 부담 벌써 1,000억달러 넘어

미국뉴스 | 경제 | 2026-09-17 09:42:41

이란전쟁 청구서, 운전자 부담 벌써 1,000억달러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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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할 때마다 한숨만”

가주, 전국 최고가 부담

개솔린 $6.04·디젤 $8.27

물류비 상승에 물가 악화

유가 충격 장기화도 변수

 운전자들은 치솟는 개솔린, 디젤 가격에 따른 재정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로이터]
 운전자들은 치솟는 개솔린, 디젤 가격에 따른 재정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로이터]

 

 

이란전쟁으로 촉발된 국제유가 상승으로 미국인들이 당초 예상보다 더 지출한 개솔린과 디젤 비용이 이미 1,07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주유소에서 지불하는 돈이 늘면서 운전과 외식을 줄이고, 저축까지 줄이는 등 유가 충격이 미국 가계의 일상생활로 번지고 있다.

 

월스트릿저널(WSJ)은 15일 브라운대 기후해결책연구실 분석을 인용해 지난 2월 28일 이란전쟁 시작 이후 미국인들이 약 1,070억달러의 추가 연료비를 부담했다고 보도했다. 개솔린이 약 590억달러, 디젤이 480억달러다.

 

이는 전쟁이 없었을 경우 예상되는 연료가격과 실제 가격을 비교해 산출한 추정치로, 하루 평균 5억달러 이상의 추가 부담에 해당한다. 다만 높은 가격 때문에 운전을 줄인 효과까지 완전히 반영하지 않아 실제 지출 증가액은 이보다 다소 작을 수 있다.

 

WSJ에 따르면 연중 이맘때는 보통 미국에서 연료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지만, 여러 악재가 맞물리면서 석유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유가 상승의 충격을 가장 먼저 느끼는 곳은 주유소다.

 

남가주 한인 운전자들 사이에서도 조금이라도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가격을 비교하고, 불필요한 운전을 줄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 이용을 줄이면서 주말 외출을 미루거나, 여러 곳을 비교해 싼 주유소에서만 주유하는 식이다. 카풀 이용도 늘고 있다.

 

한 달에 수차례 주유해야 하는 가정에서는 갤런당 수십 센트의 차이도 무시하기 어렵다. 기름값이 늘어난 만큼 외식이나 샤핑을 줄이고 저축액을 줄이는 식으로 가계 예산을 다시 짜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주에서는 차량 두 대를 운용하는 가정이 많아 재정 부담이 더욱 크다.

 

실제 캘리포니아 운전자의 부담은 전국 평균보다 훨씬 크다.

 

전미자동차협회(AAA)의 16일 기준 전국 평균 일반 개솔린 가격은 갤런당 4.37달러, 디젤은 6.31달러다. 캘리포니아는 개솔린 6.04달러, 디젤 8.27달러로 전국보다 각각 약 1.68달러와 1.96달러 높다. 특히 가주 디젤 가격은 AAA가 집계한 사상 최고 수준이다.

 

결국 캘리포니아 운전자들에게 현재의 유가 상승은 단순히 국제유가 뉴스가 아니라 매달 반복되는 생활비 부담이다.

 

디젤 가격 상승은 개솔린보다 파급력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트럭과 농기계, 건설장비 등이 디젤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디젤 가격이 오르면 농산물 생산비와 운송비, 물류비가 함께 상승할 수 있다. 특히 주요 작물 수확철을 앞두고 있어 연료비 상승이 식품가격에 전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유소에서 디젤을 직접 구입하지 않더라도 슈퍼마켓에서 더 비싼 식품가격으로 부담하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가계가 유가 충격을 흡수할 여력도 넉넉하지 않다.

 

연방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미국인의 개인저축률은 지난 7월 3%였다. 이미 소득에서 소비와 세금 등을 제외하고 남는 돈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기름값이 추가로 오르면 저축을 줄이거나 다른 소비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

 

WSJ는 일부 미국인이 저축했던 돈을 꺼내 쓰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같은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는 것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WSJ은 세금 환급 등이 한동안 유가 충격을 완충했지만 그 효과가 약해지고 실질임금 상승도 멈추면서 가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도 16일 브렌트유가 배럴당 105.83달러로 100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102.43달러를 기록했다.

 

중동의 공급 및 운송 차질이 계속될 경우 연료가격이 당분간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결국 1,070억달러라는 숫자는 단순한 경제 통계가 아니다. 주유 횟수를 줄이고, 싼 주유소를 찾아다니고, 외식을 줄이고, 저축을 포기하는 가정들이 감당하고 있는 생활비 부담을 합친 숫자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체감 고통이 더욱 크다.

 

<로스앤젤레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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