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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트 감독상' 이창동 "자아 잃는 시대, 영화는 인간 이해하는 시도"

미국뉴스 | 연예·스포츠 | 2026-09-16 08:59:12

에버트 감독상, 이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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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영화제서 한국 감독 최초 수상…'가능한 사랑', 북미 첫 상영

설경구 "23년 전보다 즐겁게 촬영"…조인성 "현실 재벌 새롭게 해석"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서 '가능한 사랑' 팀[넷플릭스·셔터스톡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서 '가능한 사랑' 팀[넷플릭스·셔터스톡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저는 영화가 여전히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능한 사랑'도 그런 작은 시도였습니다."

한국 감독 최초로 토론토영화제(TIFF) 'TIFF 에버트 감독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이 "로저 에버트의 이름으로 주어지는 이 상을 앞으로도 그런 영화를 계속 만들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겠다"며 이같은 수상 소감을 남겼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이 감독은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페어몬토 로열 요크 호텔에서 열린 토론토영화제 '트리뷰트 어워즈'에서 TIFF 애버트 감독상을 받았다.

 

트리뷰트 어워즈는 뛰어난 영화적 성취와 업적을 기리기 위해 토론토영화제가 매해 여는 시상식이다. TIFF 에버트 감독상은 획기적인 변화를 끌어내고 독창적인 비전을 제시해온 선구적 감독의 공로를 기리는 상으로, 미국의 저명한 영화 평론가 로저 에버트를 기념해 만들어졌다.

'박하사탕'(2000)과 '오아시스'(2002)에 이어 '가능한 사랑'에서도 주연으로 함께한 배우 설경구가 무대에 올라 이 감독에게 시상했다.

이 감독은 "저는 영화야말로 인간을 가장 잘 이해하게 해주는 매체라고 생각했고,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영화를 만들어 왔다"며 "그런데 영화를 만들수록 오히려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이해하기 어려운지를 더 알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자아가 없는 인공지능(AI)이 점점 인간의 자리를 대신하고, 인간 자신도 점점 자아를 잃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시대"라며 앞으로도 인간을 이해하려는 시도로서 영화를 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토론토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가능한 사랑'은 다음 날인 14일 프린세스 오브 웨일즈 극장에서 북미 관객과 만났다.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배우나 감독의 신작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영화 상영 후에는 이 감독과 주연 설경구·조인성·조여정이 무대에 올라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이 감독은 '가능한 사랑'에서 다룬 화두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짚었다. '가능한 사랑'은 부유한 남편(조인성 분)을 둔 다큐멘터리 감독(조여정)이 해고 노동자 부부(설경구, 전도연)의 삶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계급적 배경이 다른 이들이 서로의 삶과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이 감독은 "점점 노동이 사라지고 그 가치마저 퇴색되어 가는 시대,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자아를 잃어버리는 현실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영화의 메시지를 짚었다.

해고 노동자 호석 역을 연기한 설경구는 "'오아시스' 이후 '가능한 사랑'을 하기까지 23년이 걸렸다"며 "감독님은 예전과 똑같으셨고, 저 또한 23년 전으로 돌아가려 애쓰며 그때의 기억을 그리워했다"고 돌아봤다.

다만 그는 "과거 감독님의 촬영장이 엄숙하고 근엄했다면, 이번에는 조인성, 조여정 배우 덕분에 무척 즐겁고 감격스럽게 촬영할 수 있었다"며 달라진 현장 분위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부유한 남편 상우 역의 조인성은 "현실에서 우리가 보는 재벌이나 자본가의 모습을 새롭게 해석해 보여드리고자 했다"며 "정답이 없었기에 현장에서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열린 마음으로 다가갔고, 덕분에 캐릭터를 연기하며 오히려 더 큰 자유로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감독 예지 역의 조여정은 "촬영 전 감독님께서 예지라는 인물이 영화를 만드는 감독 본인의 시선일 수 있다고 말씀해 주셔서 어깨가 무거웠다"며 "하지만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아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신 덕분에 온전히 예지로서 존재할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 감독이 '버닝'(2018) 이후 8년 만에 선보인 넷플릭스 신작 '가능한 사랑'은 토론토영화제에 앞서 제83회 베네치아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처음 상영됐다. 지난 12일 열린 폐막식에서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영화는 국내에서 오는 23일 개봉하며 넷플릭스에선 11월 6일 공개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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