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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하자 배 아프다는 아이… 다그치기 전 살펴야 할 신호

미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26-09-01 09:39:21

긴 방학 후 학교로 돌아갈 때 심리적 긴장감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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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욱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긴 방학 후 학교로 돌아갈 때 심리적 긴장감 가중

짜증·투정 늘고 두통·복통 등 신체 증상 발현되기도

개학 1~2주 전부터 생활리듬 되돌리면 적응에 도움

 

새 학기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출발에 대한 설렘과 함께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긴다. 어른들이 주말을 보낸 뒤 출근을 앞두고 ‘월요병’을 겪듯, 아이들도 긴 방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갈 때 비슷한 심리적 긴장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교실과 친구, 선생님은 물론 학습 내용과 학교 규칙까지 한꺼번에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새 학기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심리적·신체적 불편을 흔히 ‘새 학기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공식적인 정신질환명은 아니지만 새로운 학교생활에 적응하면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증상을 아우르는 표현이다.

 

원인은 다양하다. 낯선 환경과 인간관계에 대한 부담, 학업 스트레스,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데서 오는 불안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방학 동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이 이어졌거나 스마트폰과 미디어 사용이 늘어 수면 리듬이 흐트러졌다면 새 학기 적응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방학 중 또래와 직접 어울릴 기회가 적었던 아이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 관계를 맺는 상황 자체를 부담스러워하기도 한다.

 

새 학기 증후군의 증상은 심리적·행동적·신체적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평소보다 불안하고 예민해지거나 사소한 일에도 짜증과 투정이 늘 수 있다. 안절부절못하고 잠들기 어려워하거나 수면 시간과 식사량이 달라지기도 한다. 학교에 가기 싫다는 말을 반복하거나 부모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등 이전보다 어린아이 같은 행동을 보일 수도 있다.

 

새 학기 증후군이 두통과 복통, 소화불량, 어지럼증, 가슴 답답함 같은 신체 증상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심한 경우 불안과 우울감이 지속될 수 있다. 이를 단순히 ‘학교에 가기 싫어서 그러는 것’으로 치부하지 말고, 아이의 변화를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아이의 적응을 돕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불안한 감정을 인정해주는 것이다. “새로운 곳이라 불안할 수 있어”, “처음에는 누구나 조금 낯설고 힘들 수 있어”라고 말하며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주면 심리적 부담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별거 아니야”, “다른 아이들은 잘하는데 왜 너만 그러니”와 같은 말은 아이가 자신의 불안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개학 전 학교에서 마주할 만한 상황을 가볍게 연습해보는 것도 좋다. 새로운 친구에게 먼저 인사하기, 선생님에게 궁금한 점 질문하기, 학교 규칙 익히기 등을 부모와 함께 상황극으로 연습하면 실제 상황에서 느끼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낯선 상황을 미리 경험하는 것만으로도 아이가 새 학기를 좀 더 예측 가능한 일로 받아들이고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생활 리듬도 미리 되돌려야 한다. 개학 1~2주 전부터 등교 시간에 맞춰 기상 시간을 조금씩 앞당기고,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고 잠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잠들기 전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면 수면 리듬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가방과 준비물을 챙기고 알림장을 확인하거나 옷을 갈아입는 등 등교 준비를 스스로 해보게 하는 것도 자립심과 자신감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다. 이때 결과보다는 혼자 해보려고 노력한 과정을 칭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아이는 2~4주 정도 지나면 새로운 환경에 자연스럽게 적응한다. 그러나 불안과 짜증, 우울감이 한 달 이상 이어지거나 갈수록 심해진다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등교 거부가 반복되거나 두통·복통 등 신체 증상으로 결석이 잦아진 경우, 식사량이 눈에 띄게 줄거나 수면 문제가 계속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또래 관계를 피하고 위축된 모습이 계속된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평가와 상담을 고려할 수 있다. 단순한 적응의 어려움을 넘어 분리불안장애나 적응장애 등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새 학기 적응을 위해서는 부모와 교사의 협력이 중요하다. 가정과 학교에서 아이의 변화를 함께 살피고 일관된 관심과 격려를 보내야 한다. 새 학기가 두려움의 시간이 아니라 새로운 관계와 경험을 통해 한 뼘 성장하는 과정이 될 수 있도록 아이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고 기다려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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