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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이른 5월 '걸그룹 대전'…"월드투어·월드컵 등 영향"

한국뉴스 | 연예·스포츠 | 2026-06-01 09:01:47

걸그룹 대전, 있지·에스파·엔믹스·르세라핌·베이비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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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에스파·엔믹스·르세라핌·베이비몬스터 등 대형 4社 모두 컴백

'천천히 역주행' 히트공식과도 관련…"지금 내야 여름 성수기에 반응 뜨거워"

에스파(좌상), 르세라핌(우상), 있지(좌하), 베이비몬스터(우하)[SM·쏘스뮤직·JYP·YG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에스파(좌상), 르세라핌(우상), 있지(좌하), 베이비몬스터(우하)[SM·쏘스뮤직·JYP·YG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5월 이른바 K팝 4대 기획사 소속 주요 걸그룹이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컴백해 눈길을 끈다.

통상 가요계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에 '걸그룹 대전'이 벌어지는 것과 비교하면 이른 현상으로, 이를 두고 월드투어와 월드컵 등 다양한 원인이 지목된다.

 

31일 가요계에 따르면 이달 4일 베이비몬스터(YG엔터테인먼트)가 '춤'(CHOOM)으로 돌아온 것을 시작으로 11일 엔믹스(JYP엔터테인먼트), 18일 있지(JYP엔터테인먼트), 22일 르세라핌(하이브 산하 쏘스뮤직), 29일 에스파(SM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걸그룹이 잇따라 5월에 새 앨범을 냈다.

 

그 결과 주요 음원 차트에는 에스파의 'WDA'·'레모네이드'(LEMONADE), 엔믹스의 '헤비 세레나데'(Heavy Serenade), 르세라핌의 '붐팔라'(BOOMPALA) 등 걸그룹의 신곡들이 대거 자리를 잡았다.

이는 각종 행사가 많고 신나는 댄스곡의 반응이 좋은 여름에 걸그룹이 주로 나오던 것과는 차이를 보인다.

 

2년 전인 지난 2024년 7월에는 아이들, 베이비몬스터, 키스오브라이프, 스테이씨 등의 걸그룹이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신보를 발표한 바 있다.

가요계에서는 5월 복귀가 많은 이유로 K팝 시장이 커지면서 아시아를 넘어 미주·유럽 등 세계 각국을 도는 월드투어가 일상화된 점을 꼽는다.

늦어도 봄에는 신보가 나와야 여름에 콘서트를 시작해 각종 시상식과 특집 음악 프로그램이 몰린 연말 시즌 이전까지 월드투어를 돌 수 있다는 계산이다.

대형 가요 기획사 A사 관계자는 "신보 활동을 하고 월드투어를 제대로 소화하려면 무조건 5월까지는 앨범이 나와야 한다"며 "그래야 연말 연초에 시상식 참석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K팝이 인기를 끌면서 요즘은 국내뿐만이 아니라 일본, 동남아, 미주 등 해외 공연장 구하기도 쉽지 않다"며 "매 주말 투어 콘서트를 열어 짧은 기간에 투어를 마치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장소 대관 문제로 투어가 길어지는 현상도 고려한다면 앨범은 빨리 나올수록 좋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형 가요 기획사 B사 관계자 역시 "연말로 갈수록 공연장을 빌리기가 너무 어렵다"며 "여러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할 때 여름에 투어를 시작하는 게 좋고, 5월은 이를 고려한 각자의 컴백 타이밍이었다고 본다"고 했다.

실제로 베이비몬스터는 6월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르세라핌은 7월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 에스파는 8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각각 새 월드투어의 돛을 올린다.

가수가 신곡을 내고 TV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한 뒤 노래가 천천히 입소문을 타면서 1∼2개월 뒤 음원 최상위권 순위에 안착하는 이른바 '차트 역주행 마케팅'이 일반화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있다.

막대한 팬덤을 등에 업고 차트 정상으로 직행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나 지드래곤 같은 남성 스타와 달리, 대중성에 기대는 걸그룹은 아일릿의 '잇츠 미'(It's Me) 사례처럼 상대적으로 긴 호흡으로 순위를 차근차근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다.

 

유명 가요 기획사 C사 관계자는 "요즘은 신곡을 내고 한참 뒤에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하고, 이 때문에 TV 음악 프로그램 트로피도 활동 기간이 끝난 뒤에 받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지금쯤 노래를 내야 여름 성수기 때 반응이 뜨겁다"라고 말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파급력이 예전만 못하다지만 다음 달 11일 개막하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의 영향도 있다.

대형보다는 중소 기획사 소속일수록 '장대비'를 일단 피하려 하는 심리가 여전하다. 빌리, 퀸즈아이 등의 걸그룹도 이달 새 앨범으로 돌아왔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월드컵 기간에는 TV 음악 프로그램이 대거 결방하면서 가수들이 설 무대가 급격하게 줄어든다"며 "온 국민의 관심이 경기에 집중되면서 홍보가 어렵다. 온라인 바이럴, 뉴스 기사, 유튜브 홍보 등 모든 차원의 프로모션이 쉽지 않은 기간"이라고 토로했다.

 

김진우 써클차트 음악전문 데이터저널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 2014 브라질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음원 이용량이 모두 전월 대비 감소했다.

김 저널리스트는 "월드컵 때는 (경기 시청 등으로) 대중의 음악 청취 시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해지기에 음원 이용량이 감소한다"며 "걸그룹의 컴백은 주로 6∼7월에 이뤄졌지만 올해는 5월에 몰렸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있으면 언론의 주목도도 분산되기에 가요계가 이를 고려해 컴백 일정을 당기거나 미룬 것이 반영된 듯하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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