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시애틀 타격
사기 저하·직원 불안감↑
미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감원 여파가 이어지면서 기술업계 종사자들의 불안감과 사기 저하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 지역과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들 빅테크에는 한인들도 다수 근무하고 있는데 한인 개발자와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도 “더 이상 빅테크가 평생 직장이라는 믿음이 사라졌다”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Blind)를 중심으로 기술업계 종사자들의 불안 심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블라인드는 직장 이메일 인증을 통해 회사 소속을 확인한 뒤 익명으로 글을 올리는 플랫폼으로, 업계 내부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표 창구로 꼽힌다.
보도에 따르면 2022년 이후 대형 기술기업들은 총 15만명 이상을 감원했다. 올해만 해도 아마존은 1만5,000명 이상, 메타는 약 8,000명, 오라클은 약 3만명, 블록은 약 4,000명 규모 감원을 진행하거나 예고한 상태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일부 업무가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겹치면서 직원들의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향후 5년 안에 화이트칼라(사무직) 일자리의 절반이 없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실제 블라인드에는 “좋은 성과 평가를 받아도 해고될 수 있는데 무슨 의미가 있나”, “2년째 해고 후 재취업 제안을 못 받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은 어디로 가나” 등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사용자는 “회사를 위해 지나치게 희생하지 말라. 결국 직원은 언제든 대체 가능한 존재”라고 적었다.
직장 문화도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다. 과거에는 승진과 연봉 협상, 일과 삶의 균형이 주요 화두였다면, 최근에는 해고 가능성과 성과 압박, 생존 전략이 중심 주제로 떠올랐다. 일부 직원들은 휴가 중에도 업무를 확인하거나, 낮은 평가를 받을까 봐 상시 대기 상태를 유지하는 분위기까지 나타나고 있다.
빅테크에서 일하는 한 매니저는 “과거에는 커리어 계획과 성장 이야기가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대규모 불안과 공포가 대화를 지배하고 있다”며 “내일 당장 해고될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서 동기부여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기업 본사가 몰린 지역과 실리콘밸리의 이같은 대규모 해고는 지역경제와 한인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인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도 “성과보다 비용 절감이 우선되는 분위기”, “AI 시대에 커리어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빅테크 고용 안정성이 흔들리는 가운데 기술 인력들의 심리적 불안과 경쟁 압박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AI 시대에 맞춘 재교육과 직업 전환 지원, 경력 다변화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타는 최근 데이터센터 확장과 통신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경력 없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무료 기술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경제 전문가들도 “AI 시대에는 단순 현금 지원보다 새로운 기술 습득과 직업 재훈련이 함께 이뤄져야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AI로 인한 대규모 일자리 대체에 대응하기 위해 노동정책 개편을 검토하는 행정명령에 지난 21일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기존의 직원을 AI로 대체하지 않고 유지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마케팅·영업 담당자를 위한 직업 훈련 프로그램을 확대하게 된다. 또 캘리포니아주 거주민에게 주식이나 채권, 국부펀드 지분 등 보편적 기본 자산을 배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