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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못 버텨”… 최저임금 인상에 외식업계 ‘줄폐업’

미국뉴스 | 경제 | 2026-04-23 09:29:24

최저임금 인상, 외식업계 ‘줄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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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부터 20달러로 ↑

패스트푸드점 1,000개 폐업

고객 줄고 비용 급증 딜레마

 ‘시장 균형 무너뜨린 결과’

 

 

 2024년 4월 최저임금 20달러 인상안이 시행된 이후, 주 전역에서 약 1,000여 개의 매장이 치솟는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영구 폐업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2024년 4월 최저임금 20달러 인상안이 시행된 이후, 주 전역에서 약 1,000여 개의 매장이 치솟는 운영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영구 폐업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지난 2024년 4월 패스트푸드점 노동자 최저임금을 20달러로 인상한 이후 캘리포니아에서만 1,040개에 달하는 패스트푸드점이 영구적으로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살인적인 고물가 시대에 저임금 노동자들의 구매력을 높여 지역 경제의 선순환을 꾀하겠다는 주 정부의 계산이었지만 정작 캘리포니아 외식업계가 마주한 성적표는 참혹하다는 평가다.

 

22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법안 시행 이후 현재까지 주 전역에서 문을 닫은 패스트푸드점은 확인된 것만 최소 897개에서 많게는 1,040개에 달한다. 20달러라는 숫자는 단순한 임금의 높낮이를 넘어, 외식업 경영의 골조를 흔드는 ‘임계점’이었다. 인건비 상승분은 고스란히 음식값에 투영됐고, 가격 저항에 부딪힌 수요 감소는 다시 매장 폐쇄라는 악순환의 톱니바퀴를 돌리기 시작했다.

 

외식업계의 붕괴는 특정 브랜드의 문제가 아닌 산업 전반의 시스템 붕괴로 번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상징과도 같았던 칼스 주니어(Carl‘s Jr.)의 최대 가맹업체 중 하나인 ’프렌들리 프랜차이즈 코퍼레이션(FFC)‘은 지난 2일 결국 파산법 11조(기업회생)를 신청했다. 캘리포니아 전역에 65개 매장을 운영하는 이 기업은 올해 1분기에만 2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하르샤드 다로드 최고경영자(CEO)는 “20달러 최저임금으로 인한 운영 비용 폭증이 경영의 숨통을 조였다”며 파산의 직접적 원인을 최저임금 인상으로 지목했다.

 

로컬 브랜드의 자존심이었던 피츠 커피(Peet’s Coffee) 역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유서 깊은 카스트로, 다운타운 지점은 물론 버클리의 상징이었던 텔레그래프 애비뉴 플래그십 매장까지 약 30여 곳이 올해 초 문을 닫았다. 샌디에고에 본사를 둔 잭 인 더 박스(Jack in the Box)는 올해 말까지 전국적으로 최대 200개의 매장을 정리한다는 ‘잭 온 트랙’ 계획을 실행 중이며, 그 직격탄은 이미 포화 상태인 캘리포니아 시장에 집중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누들스 앤 컴퍼니는 폐점 규모를 두 배로 늘렸고, 웬디스, 피자헛, 파파존스 등 거대 체인들 역시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수익성 낮은 지역에서 수백 개의 매장을 철수시키고 있다. 505개의 매장을 보유한 피자헛의 점주들은 “배달료를 올리고 인력을 줄여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외식업의 비용 구조는 재료비 30%, 임대료 10~15%, 그리고 인건비 30% 내외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시급 20달러 시대가 도래하며 인건비 비중이 전체 매출의 40%를 상회하기 시작했다. 경영학적으로 볼 때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에 불과한 패스트푸드 업종에서 이 정도의 비용 상승은 ‘폐업’ 외에는 답이 없는 구조다.

 

정책의 취지는 분명했다.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을 보호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장은 냉정했다. 인건비 상승은 곧바로 비용 압박으로 이어졌고, 이는 가격 인상과 수요 위축, 결국 매장 폐쇄라는 연쇄 반응을 낳았다. 결국 ‘임금 인상 → 소비 위축 → 고용 축소’라는 역설적 구조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캘리포니아처럼 이미 높은 임대료와 세금 구조를 가진 지역에서는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외식업계의 풍경도 바뀌고 있다. 늦은 밤까지 불을 밝히던 드라이브스루는 점점 줄어들고, 24시간 운영 매장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소비자는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노동자는 더 적은 일자리를 마주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한 외식업계 전문가는 “최저임금 인상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산업 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급격한 인상이 시장의 균형을 무너뜨렸다”며 “결국 중소 가맹점과 소비자, 노동자 모두가 비용을 나눠 떠안는 구조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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