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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여전… 고유가도 안 먹히나

미국뉴스 | 경제 | 2026-04-03 09:36:18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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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차 구매 꺼려

부품 공장들 닫고 감원

결국 경제상황 호전돼야

 

5년 전 ‘러스트벨트’(쇠락한 오대호 연안 공업지대)에서는 전기차(EV) 특수 바람이 거셌다.

 

제너럴모터스(GM)가 전기 픽업트럭 생산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전기차 부품을 납품하려는 업체들이 몰렸다. 캐나다의 차량 부품 제조사 마그나는 미시간주 세인트클레어시의 옥수수밭에 새 전기차용 공장을 지었다.

 

현재 마그나 공장은 대부분 텅 비어 유지 비용만 들어가는 애물단지가 됐다. 미국 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현지 완성차 업체들이 대규모 손실을 감내하며 전기차 투자 계획을 축소했고 생산이 줄자 협력 업체들은 속절없이 공장을 놀려야 했다.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폭등하면서 세계적으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미국 ‘전기차 러스트벨트’는 여전히 쇠락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장과 공급망을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고, 소비자들이 에너지 공급 대란에 대비해 다시 전기차를 찾을지도 불확실하다.

 

월스트릿저널(WSJ)은 지난달 31일 전기차 업계의 이런 딜레마를 전하면서 “현 고유가 상황이 전기차 러스트벨트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와미 코타기리 마그나 최고경영자(CEO)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유례 없는 압도적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그나 경영진과 실무진은 세인트클레어 공장을 찾아 종전 장비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지를 검토하고 있다.

 

GM과의 수주 계약 공백을 메우기 위해선 새 고객사를 찾고 공장 가동률을 높여야 하지만, 이렇게 사업장이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최소 18개월에서 24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전기차 업계의 고민은 언제 전기차 보급 붐이 불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집권 2기를 시작하며 전임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때의 내연기관 규제를 철폐했다.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판매를 견인할 동력이 사라지고 상호 관세 난관까지 겹치면서 혼란에 빠졌다.

 

포드는 간판 전기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 생산 계획을 접고 가솔린과 전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HEV) 차량으로 초점을 바꾸고 있다. GM은 종전의 전기차 라인업을 고수하면서도 생산 일시 중단 등의 카드로 손실을 줄이고 있다.

 

마그나 같은 공급 업체들은 더 울상이다. 전기차 모델 생산이 중단되고 납품 계약이 취소된 여파로 공장을 폐쇄하고 대규모 감원을 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마그나는 애초 전기차 배터리 엔클로저(보호 케이스)의 생산만으로 연 25억달러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계획이 크게 꼬였다. 코타기리 CEO는 다른 국가들처럼 미국에서도 언젠가 전기차가 시장 안착에 성공할 것으로 아직 믿는다면서도 그때가 언제일지에 대해서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란 전쟁이 촉발한 고유가도 100% 호재는 아니다.

 

치솟는 연료 가격이 전기차가 재조명받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지만, 소비자들의 가용 수입이 쪼그라들며 전기차는 물론이고 내연기관 차량 구매도 꺼릴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 기관 JD파워에 따르면 지난 달 미국의 전체 차량 판매는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마그나 세인트클레어 공장에서 생산 관리자로 일했던 대니얼 마틴은 전기차 판매 부진이 극심해지면서 부품을 만들면 바로 출하장이 아닌 재고 창고로 보내야 했고, 직원들이 대거 정리해고 되고 이 중 일부만 재고용되는 악순환이 거듭됐다고 전했다.

 

세인트클레어시는 애초 마그나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세금 감면과 급수탑 시설 건설 등의 조처를 제공했지만, 이제는 공장이 신규 고객 유치 등의 자구책을 찾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빌 시더 세인트클레어 시장은 WSJ에 “연방정부가 새로운 격변을 일으킬 정책을 채택할 때는 조금 더 신중하고 천천히 접근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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