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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혁명, 저주냐 축복이냐… 월가·재계 ‘갑론을박’

미국뉴스 | 경제 | 2026-03-04 09:35:19

AI 혁명, 저주냐 축복이냐, 월가·재계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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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소비없는 성장 우려

SW 등 업종별로 양극화

생산성·신산업으로 만회

미·중 전 세계 투자 박차

 

인공지능(AI) 기술이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발전하면서 기존 산업 전반에 대격변이 초래될 것이란 우려가 금융시장의 주요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장밋빛 미래에 대한 기대와 AI발 디스토피아에 대한 공포가 엇갈리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연일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중이다.

 

단초가 된 건 올해 초 미국 AI 업체 앤트로픽이 선보인 기업용 AI툴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였다.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는 사무직도 AI와의 대화를 통해 문서 요약, 데이터 분석, 계약서 검토 등 업무를 자동화하는 앱을 만들 수 있게 한 이 서비스가 등장하자 뉴욕증시에선 소프트웨어(SW) 기업을 중심으로 투매가 일어났다. 포토샵이나 워드 같은 각종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지금처럼 정기구독 형식으로 돈을 내고 쓸 필요가 사라질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한 충격은 SW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클라우드 사업자들로 번졌고, 지난달 22일 독립 리서치사 시트리니리서치의 ‘2028 글로벌 인텔리전스 위기’ 보고서가 나오면서 더욱 증폭됐다.

 

가상의 ‘거시경제 리포트’(2028년 6월자)의 구성을 빌어 2년 뒤의 근미래 시나리오를 제시한 이 보고서는 AI 발전에 따른 ‘소비 없는 성장’의 악순환을 경고했다.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경제성장률은 높게 나타나지만, 초고성능 AI 도구가 SW와 서비스·금융 업종 등을 붕괴시키고 대량 실업과 주택담보대출 부실 등을 초래해 성장이 소비 증가로 이어지지 못하는 기형적 경제구조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가 나온 당일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고, 피해 예상 기업으로 거론된 음식배달앱 ‘도어대시’, 마스터카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우버, 블랙스톤 등은 주가가 큰 폭으로 추락했다.

 

한국에서도 관련 분석 보고서 발간이 잇따르고 있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6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여행 및 항공산업에서도 ‘AI 대체 공포’가 확산하며 업종 내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과거에는 여행 수요 증가가 항공사와 여행예약플랫폼(OTA) 주가와 함께 움직였지만, 플랫폼을 넘나드는 ‘에이전트 AI’의 등장으로 이런 상관관계가 약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AI가 대행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항공사에서 항공권을 직접 구매 가능한 시대가 됐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이에 부킹닷컴과 익스피디아 등의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독점적 공급망을 지닌 에어비앤비는 홀로 견조한 모습을 보인다면서 “AI 시대에도 대체 불가능한 공급망을 보유했는지가 OTA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AI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당시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플랫폼이 사람과 서비스를 연결해주던 직업을 파괴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2010년대 실업률은 상승하긴커녕 더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 존재하는 직업이 없어질 것을 상상하기는 쉽지만, 새롭게 생길 것을 상상하는 건 매우 어렵다. 그리고 이것을 상상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 새로운 시대의 ‘신흥부자와 거대기업’이 됐다”고 강조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기업 차원은 물론 미국과 중국의 주요 2개국(G2) 역시 국가 차원에서 AI 투자를 가속하고 있다”면서 “소위 자본주의 및 사회주의라는 이념을 넘어 국가자본주의 체제로 경제체제가 전환될 여지가 크며 이는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자사 AI 기술의 군사적 활용을 거부한 앤트로픽에 대해 “미 연방정부의 모든 기관에 앤트로픽 기술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지시한다”고 밝히는 등 AI를 글로벌 패권 경쟁의 핵심 수단으로 간주하는 모습이다.

 

다만 박 연구원은 “AI발 파괴 시나리오가 설사 현실화하더라도 이를 위해선 기업 간, 혹은 국가 간 AI 투자가 더욱 경쟁적이고 강력히 추진될 것”이라면서 “결론적으로 AI발 파괴보다는 창조적 파괴 관점에서 성장산업 부상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로스앤젤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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