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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물이 수돗물보다 더 안전?… ‘미세플라스틱’에 주의해야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6-01-30 09:31:34

병물이 수돗물보다 더 안전, 미세플라스틱에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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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포스트 특약 ‘전문의에게 물어보세요’

“병물만 마시면 연간 9만개 미세플라스틱 섭취 가능성

역 삼투압 정수, PFAS·납까지 가장 광범위한 제거 효과

뜨거운 차안 놔둔 병물 마시면 미세플라스틱 위험 급증”

 

하버드 의대 강사로 워싱턴포스트에 ‘의사에게 물어보세요’ 칼럼을 게재하고 있는 트리샤 파스리차 내과 전문의는 “생수(병물)를 마셔야 할까, 수돗물을 마셔야 할까?”라는 질문에 답은 의외일지도 모른다며, 병물에는 미세플라스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나는 그동안 병물을 마셔왔지만, 이제는 미세플라스틱이 걱정된다. 건강을 위해 어떤 선택이 가장 좋을까? 병물은 흔히 “더 건강한 선택”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특히 병물만을 유일한 식수로 마신다면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플라스틱이다.

작년에 미세플라스틱이 우리 몸에 얼마나 자주 축적되는지를 보여주는 데이터가 계속 쌓이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뒤, 나는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음식을 데워 먹는 일을 그만두었다. 냉동 전자레인지용 채소는 이제 가스레인지에서 찐다. 플라스틱 음식 용기는 모두 없애고, 대신 유리 용기 세트를 들였다.

하지만 그동안 내가 상대적으로 덜 신경 써왔던 또 하나의 큰 플라스틱 노출원이 있었다. 바로 플라스틱 생수병이다. 생수는 일부 오염물질에 대한 노출을 줄여줄 수 있지만, 동시에 미세플라스틱 섭취를 늘릴 수도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워낙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서, 평균적인 미국 성인은 매년 대략 10만 개에 달하는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섭취하거나 흡입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열은 미세플라스틱이 떨어져 나오는 가장 강력한 촉발 요인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생수만 마시는 사람들의 경우, 수돗물만 마시는 사람들에 비해 매년 약 9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을 추가로 섭취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수돗물만 마시는 경우 추가 섭취량은 연간 약 4,000개 수준이다. 건강에 미치는 위험성은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나는 가능한 한 섭취량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아이러니는 쉽게 지나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생수를 선택한다. 미국인의 40%는 생수가 수돗물보다 더 안전하다고 믿고 있으며, 납이나 PFAS, 이른바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과 같은 오염물질을 피하고자 한다. 이러한 물질은 미국 전역 수돗물의 거의 절반에서 발견된다. 특히 미국 인구의 약 13%가 사용하는 개인 우물의 물의 경우 이런 우려는 더 중요하다. 개인 우물은 공공 상수도와 달리 정기적인 검사나 처리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생수협회의 질 컬로라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사실 미세플라스틱은 어디에나 존재하며, 생수는 플라스틱에 포장되는 수천 가지 식음료 제품(탄산음료와 주스 포함) 중 하나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식수가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의 경구 섭취의 주요 경로라는 결론은 현재 이용 가능한 과학적 근거에 비춰볼 때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에 대한 공인된 검사 방법도 없고, 잠재적 건강 영향에 대한 과학적 합의도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여러 전문가들과 데이터를 놓고 대화를 나눠본 결과, 이미 밝혀진 것과 여전히 밝혀지는 중인 것을 모두 포함해서 완벽한 물 선택지는 없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어떤 시스템은 특정 문제를 잘 해결하지만, 다른 문제에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 그렇다면 가장 포괄적인 선택지는 무엇일까? 여러 오염물질에 대해 가장 폭넓은 보호를 원한다면, 역삼투압 정수 시스템이 두드러진다.

이 시스템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활성탄 필터 물병이나 피처형 정수기와는 다르다. 역삼투압 필터는 반투과성 막을 통해 물을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미세플라스틱과 PFAS, 그리고 납의 99% 이상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으로 입증돼 있다. 공간과 예산에 따라 조리대 위에 올려놓는 타입이나 싱크대 아래 설치형을 선택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다. 역삼투압 필터는 초기 비용이 150달러에서 600달러에 이르러, 많은 가정에 현실적인 장벽이 된다. 하지만 1년치 생수병 구매 비용이나 플라스틱 물통을 사용하는 가정용 정수 배달 서비스와 비교하면, 1~2년 안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플라스틱 폐기물도 줄일 수 있다.

 

■ 더 저렴하고 간단하게 물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

역삼투압 필터가 선택지가 아니더라도, 생활을 완전히 바꾸지 않고 물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들은 있다. 토론토대학교의 수석 연구원 후세인 알무타람은 사람들이 수돗물에서 나오는 극히 적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대신 다른 부분에 에너지를 쓰는 게 낫다는 것이다.

“정수 처리 시설은 이미 미세플라스틱을 매우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있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은 여과 과정에서 쉽게 제거되는 다른 부유 고형물과 비슷하게 작용합니다.”

그의 연구팀이 캐나다의 10개 정수 처리 시설을 조사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처리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의 97.5% 이상이 제거됐다. 생수의 잠재적 문제는, 처음에는 잘 정수된 물이라 하더라도 병 자체에서 나중에 미세플라스틱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알무타람은 “수돗물에서는 리터당 수십 개에서 많아야 수백 개 수준의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되는 반면, 플라스틱 생수병에서는 리터당 수만 개에서 수십만 개의 입자가 발견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예산, 접근성, 화학물질 제거 효과를 모두 고려한다면, 다음과 같은 간단한 조치만으로도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다.

 

▲ 피처형 정수기 필터를 교체하라

활성탄 피처형 필터는 PFAS 제거 성능이 역삼투압만큼 뛰어나지는 않지만, 그냥 수돗물을 마시는 것보다는 낫다. 문제는 관리다. 듀크대학교 니콜라스 환경대학의 환경화학자인 헤더 스태플턴 교수 연구팀은 노스캐롤라이나 지역 가정에서 사용되는 76종의 가정용 정수 필터를 테스트해 PFAS 제거 효과를 조사했다.

역삼투압 필터가 약 94%의 PFAS를 제거해 가장 좋은 성능을 보였지만, 활성탄 필터도 73%를 제거했다. 하지만 심각한 문제가 하나 있었다. 일부 활성탄 필터에서는 여과 후 PFAS 수치가 오히려 증가했다. 이유는 필터 자체가 PFAS로 포화돼 더 이상 기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태플턴 교수는 “필터가 포화 상태인지 알아채기 어렵다”며 “그래서 제조사가 권장하는 시기에 맞춰 필터 카트리지를 교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강조했다. 여기서 물병형 정수기나 커피 머신 필터를 보며 ‘도대체 마지막으로 언제 갈았더라?’ 하고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우리 모두 그런 경험이 있다. 달력에 알림을 설정해 두자.

 

▲ 개인 우물 물은 반드시 검사하라.

개인 우물을 사용하는 가정은 공공 상수도를 이용하는 가정과는 다른 위험에 직면한다. 개인 우물은 연방 안전식수법의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검사 주기나 오염물질 허용 기준, 처리 방식이 정해져 있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개인 우물 물을 사용하는 가정의 어린이는, 규제된 도시 수돗물을 사용하는 가정의 어린이에 비해 혈중 납 수치가 높을 위험이 25% 더 높을 수 있다. 이런 경우 납은 배관이나 우물의 부식으로 인해 물에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스태플턴 교수는 개인 우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음용수 오염물질 검사 경험이 있는 전문 실험실에서 물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그는 “검사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마음의 평안을 얻는 데 그만한 가치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뜨거운 차 안에 오래 둔 생수는 마시지 말라.

다른 것은 아무것도 바꾸지 않더라도, 딱 이 한 가지만은 고려해보자. 뜨거운 차 안에 놓여 있던 병물은 마시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억하자. 열은 미세플라스틱이 물로 스며드는 원인이며, 작은 입자들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 환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

식수 선택은 결국 트레이드오프다. 병물은 일부 오염물질에 대한 우려를 줄여줄 수 있지만,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늘릴 수 있다. 수돗물은 저렴하고 규제가 잘 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지역과 처리 방식에 따라 PFAS나 납이 포함될 수 있다. 이 칼럼에서 제안한 다양한 필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제거 가능한 물질, 비용, 접근성은 크게 다르다.

미세플라스틱이 특히 불안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노출 경로와 건강에 미치는 정확한 의미에 대한 과학이 아직 따라잡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이 입자들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고 우리가 얼마나 많이 섭취하고 있는지는 알게 되었지만, 어느 정도의 노출이 어떤 구체적인 건강 결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답이 없다.

매년 우리 몸에 들어오는 것으로 추정되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은 많아 보이지만, 알무타람 교수는 이 수치들을 어느 정도는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 숫자들은 섭취나 흡입을 통해 처음 몸에 들어오는 양을 의미할 뿐, 실제로 몸에 남아 있는 양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장의 방어 시스템을 포함해 여러 장벽이 흡수를 막아, 결국 배출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는, 수돗물을 여과하거나 플라스틱에 열이 가해지는 상황을 줄이거나, 대안이 있을 때 생수 사용을 다시 생각해보는 등 현실적인 선택으로 위험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삶에서 가능한 모든 플라스틱을 완전히 없앨 필요는 없다(사실상 그것은 가능하지도 않다). 하지만 작고 사려 깊은 변화들이 장기적으로는 쌓여, 분명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해준다.

<By Trisha Pasricha, MD >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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