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고용시장 악화 속… 직장인들 ‘잡 허깅’ 확산

미국뉴스 | 경제 | 2025-09-17 17:51:05

고용시장 악화 속, 잡 허깅, 자리 지키기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불안심리에 ‘자리 지키기’

코로나 ‘잡 호핑’과 대조

AI 발전·자동화도 요인

경력 정체 등 문제점도

 

“그냥 지금 직장 있을래”

 

최근 미 전국 노동시장이 신규 채용이 급감하는 등 불안정하고 악화되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근로자들 사이에서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릿저널(WSJ)과 뉴스위크 등 언론들에 따르면 최근 ‘잡 허깅’(Job Hugging) 경향, 즉 불만족스럽더라도 현재 직장을 떠나지 않고 버티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잡 호핑’(Job Hopping·이직을 통한 연봉 상승 추구)이 활발했던 분위기와는 크게 대조적이다.

 

연방 노동통계국(BLS)의 퇴사율 통계도 이를 뒷받침한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 2.3%였던 수치는 팬데믹 초기 2020년 1.6%로 하락했다가, 2021~2022년에는 3.0%로 치솟았다. 그러나 이달에는 2.0%로 급락했다. 2021~2022년 ‘대퇴사’(Great Resignation) 시기와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구인·구직 플랫폼 레주메빌더(ResumeBuilder.com)가 지난 8월 근로자 2,2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46%가 잡 허거로 분류됐다. 이들 중 95%는 ‘불안정한 노동시장 상황’을 이직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각종 고용 지표는 악화하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비농업 고용 증가는 7만3,000개에 그쳐 예상치(11만개)를 크게 밑돌았다. 8월에도 2만2,000개 증가로 전망치(7만5,000개)와 큰 차이를 보였다.

 

7월 구인 건수 역시 약 720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만6,000건 감소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로, 예상치(740만건)도 밑돌았다. 특히 2021년 4월 이후 처음으로 구인 공고 수가 전체 구직자 수(740만명)보다 적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 조사에서도 미국 직장인의 구직 신뢰도는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리서치 업체 이글힐의 조사에서도 미국 근로자 대다수가 향후 6개월간 현재 직장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노동 시장이 냉각되고 인공지능·자동화가 일자리 불안을 키우는 상황에서 현 직장에 안주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면서도 이에 대한 문제점과 우려도 지적했다.

 

컨설팅 기업 콘 페리의 수석 파트너 맷 본은 “몇 년 전만 해도 많은 근로자들이 더 높은 연봉을 찾아 과감히 회사를 떠났지만, 지금은 물가 상승과 불확실성 속에서 안정성을 붙드는 분위기”라며 “이로 인해 임금 상승세가 둔화되고 혁신도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채용사인 서밋 그룹 솔루션스의 제니퍼 실케 CEO는 “직장인들이 현 직장에 너무 안주하면 성장을 멈추고 정체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고용 플랫폼 ‘임플로이먼트 히어로’의 케빈 피츠제럴드 전무는 “잡 허깅은 장기적으로 경력 정체를 초래하게 된다”며 “특히 젊은 세대는 다양한 근무 경험과 새로운 직장 도전을 통해 경력을 쌓아야 하는데 이를 놓치게 된다”고 말했다.

 

심리학자 클로이 카마이클 박사 역시 “좋은 직장에서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은 건강한 선택이지만, 공포와 결핍 심리에서 비롯된 잡 허깅은 불안정한 환경에 스스로를 가두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잡 허깅이 단순한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직장 내 문제 보고 기피, 열악한 근로 조건의 고착화, 회사와 직원 간 긴장 고조, 혁신 저하 등 구조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고용시장에서 이직보다 ‘자리 지키기’가 두드러지는 현상은 기업에게도 새로운 과제와 도전이 되고 있다. 인재가 머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몰입도와 생산성이 낮아지는 ‘마지못해 남은 근로자’(reluctant stayers)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조환동 기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더 낮은 곳으로" 사랑의 점퍼 2025 킥오프
"더 낮은 곳으로" 사랑의 점퍼 2025 킥오프

올 겨울 600벌의 점퍼 전달 예정 미션아가페(대표 제임스 송)는 지난 8일 오후 애틀랜타 섬기는교회에서 ‘2025 사랑의 점퍼 키오프’ 행사를 개최했다.모재한 목사의 한미 양국

애틀랜타 4년새 서민주택 임대료 20%↑
애틀랜타 4년새 서민주택 임대료 20%↑

고소득층 임대료 2%↑ 대비“세입자 보호장치 전무”분석  메트로 애틀랜타가 소득별 주택 임대료 격차가 전국에 가장 큰  지역 중 한 곳으로 조사됐다.비영리 감시단체 ‘프라이빗 에쿼

이민단속 ‘핵심장소’로 부상하는 홈디포
이민단속 ‘핵심장소’로 부상하는 홈디포

전국 매장 주변서 체포 잇따라 홈디포측 관련없다 해명불구“침묵 대신 입장 내라” 비난↑ 애틀랜타에 본사를 두고 있는 홈디포가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의 ‘핵심 단속 현장’으로 떠

‘탐앤탐스’ 둘루스 그랜드 오픈…미 최초 블랙 매장
‘탐앤탐스’ 둘루스 그랜드 오픈…미 최초 블랙 매장

2호점 도라빌 내달 오픈, 3호점 스와니 탐앤탐스 조지아주 1호 프랜차이즈 매장 둘루스점이 지난 7일 그랜드 오프닝 테이프 컷 행사를 가졌다.탐앤탐스 미국법인에 따르면 미국 현지에

노크로스 창고서 대규모 마약 발견
노크로스 창고서 대규모 마약 발견

연방검찰 "멕시코 카르텔 연관"  노크로스 소재 한 퍼블릭 스토리지에서 대량의 마약이 발견됐다. 연방당국은 불법체류 중인 한 남성을 마약밀매 혐의로 체포해 기소했다.애틀랜타 연방검

조지아 정부 SNAP 부분지급 개시
조지아 정부 SNAP 부분지급 개시

통상 지급분의 65%까지  조지아 주정부가 11월분 SNAP(푸드스탬프)를 부분적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주 보건복지부(DHS)는 9일 “연방정부 지침에 따라 11월 분 SNAP

애틀랜타 공항 오늘 오전 240편 결항
애틀랜타 공항 오늘 오전 240편 결항

운항감축조치 나흘째대규모 결항사태 지속 연방정부 섯다운 사태로 인해 연방항공청(FAA)의 전국 40개 공항 운항감축 조치가 본격화되면서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에서도 대규모

안면 인식으로 불체자 색출 단속한다
안면 인식으로 불체자 색출 단속한다

ICE, 초고도 감시장비 도입요원 휴대폰으로 얼굴 스캔신원·체류신분 등 즉석 조회인권·사생활 침해 논란 확산  ICE 요원들이 뉴욕 이민법원에서 한 이민자를 체포하고 있다. [로이

“내년부터 소셜연금 받기 더 까다로워진다”
“내년부터 소셜연금 받기 더 까다로워진다”

2026년 바뀌는 은퇴제도크레딧 충족 소득기준 상향은퇴 시점 다시 계산해야연생활비 25배 자산 필요65세 이전 의료비 변수도  소셜 시큐리티 기금 고갈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내

40일째 셧다운 사태 급반전…민주 중도파 돌아서며 종결 국면
40일째 셧다운 사태 급반전…민주 중도파 돌아서며 종결 국면

빈곤층지원 차질·항공대란 우려 속 민주당 중도파, 공화당과 타협 택해상원서 첫 관문인 ‘절차표결’ 찬성 60표로 통과…주중 양원 통과 가능성트럼프 “셧다운 종료에 매우 가까이 다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