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김성희 부동산
이규 레스토랑

한숨에서 예술로, 반도네온의 숨결

미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25-08-06 09:27:33

반도네온의 숨결, 조은아 피아니스트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씨가 악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반도네온 연주자 고상지씨가 악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반도네온은 태생부터 떠날 운명이었다. 19세기 중엽, 오르간을 갖추지 못한 가난한 교회를 위해 휴대용 악기로 제작됐지만, 곧 이민자들의 가방 속에 담겨 대서양을 건넜다. 더 나은 삶을 꿈꾸며 남미로 향한 이민자들처럼 반도네온은 낯선 땅 아르헨티나에 정착해 새 운명을 개척한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반도네온은 탱고와 조우한다. 술집과 선착장, 사창가에서 울려 퍼지던 밑바닥 춤곡 속에 반도네온의 깊고 짙은 음색이 스며든다. 반도네온 소리는 사람의 한숨과 같아서 잊을 수 없는 고향의 기억, 그리움과 절망의 독백이 담겨있다.

 

반도네온은 구조가 복잡하고 다루기 어렵다. 같은 버튼을 눌러도 주름상자를 열 때와 닫을 때 전혀 다른 소리가 난다. 왼손과 오른손의 음 배치도 완전히 달라, 연주자는 매 순간 낯선 감각에 의지해 반응해야 한다. 이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불안정성은 질서보다 혼란을, 익숙함보다는 낯섦을 드러낸다. 게다가 반도네온은 오케스트라의 전통적 악기 편성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연주자는 이 악기를 부둥켜안고 주름상자를 밀고 당기며 숨을 쉬듯 연주한다. 그 움직임 속에는 들숨과 날숨, 체념과 희망이 함께 깃든다. 반도네온은 몸으로 껴안아야만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다. 연주자의 호흡, 팔의 압력, 손끝의 감각이 모두 맞물려야 비로소 음이 완성된다.

 

피아졸라가 말한 “슬픔을 춤추게 하는 음악”은 바로 반도네온 음색에서 비롯되었다. 전통 탱고에 클래식과 재즈를 과감히 결합한 '누에보 탱고(Nuevo Tango)'의 중심에 언제나 반도네온이 있었던 것이다. 피아졸라는 반도네온의 숨결 위에 고전음악의 엄격한 대위법과 현대적인 화성을 얹었다. 재즈 특유의 즉흥성과 유연한 리듬 변형을 더해, 전통적인 탱고에서는 상상할 수 없던 음악적 긴장감과 깊이를 끌어냈다.

 

이 시도는 당시 보수적인 탱고계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지만, 결국 탱고를 단순한 춤의 배경 음악이 아닌, 오롯이 귀로 감상하는 예술음악으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조은아 피아니스트 >

댓글 0개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주말 조지아 올해 첫 허리케인…폭우∙ 토네이도
주말 조지아 올해 첫 허리케인…폭우∙ 토네이도

열대폭풍 ‘이사이아스’ 세력 확장 중앨라배마 ∙플로리다 해안 직접 영향권 열대성 폭풍 이사이아스(Isaias)가 올해 첫 허리케인으로 세력이 확장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주

판세 흔들 승부 없었다…주지사 후보 첫 토론회
판세 흔들 승부 없었다…주지사 후보 첫 토론회

바텀스∙잭슨  6일 저녁 열띤 토론 데이터센터∙ 최저 임금 놓고 공방잭슨, 트럼프 대신 켐프 선택 눈길 전국적 이슈 ‘이민단속’ 언급 없어 조지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키샤 랜스

귀넷 검찰, 대규모 인력 증원 요청
귀넷 검찰, 대규모 인력 증원 요청

검사보 등 27명 추가 요청“사건 기소 적시 처리 위해” 귀넷 카운티 지방검찰청이 대규모 인력 증원을 요청하고 나섰다.팻시 오스틴-갯슨 귀넷 지방검사장은 지난주 시민예산자문위원회에

트럼프 이민규제 여파…유학생 대출업체 영업 사실상 중단
트럼프 이민규제 여파…유학생 대출업체 영업 사실상 중단

엠파워, 자금조달 막혀…"잠재 고객·대출 의향 등 제약" 미국 유학생 전문 대출업체인 엠파워 파이낸싱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규제 여파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영업을 사실

입국시 여권 도장 폐지…CBP, 입국 기록 전자화
입국시 여권 도장 폐지…CBP, 입국 기록 전자화

앞으로 미국에 입국하는 외국인 여행객들은 공항 입국심사에서 여권에 입국 도장을 받지 않는 것이 원칙이 된다. 연방 세관국경보호청(CBP)은 지난 1일 입국심사 과정에서 여권에 입국

“살기 힘들다”면서 지갑은 연다… 소비의 역설
“살기 힘들다”면서 지갑은 연다… 소비의 역설

■ 경제 트렌드경기 불안·고물가에도 부유·고령층 외식·여행가계지출 1년 새 6.1%↑저소득층은 생활비 압박 미국인들은 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이지만 정작 지갑은 좀처럼 닫지 않고 있

“테슬라 잡는다”… 현대차·엔비디아·LG ‘자율주행 삼각동맹’
“테슬라 잡는다”… 현대차·엔비디아·LG ‘자율주행 삼각동맹’

■ 차세대 AIDV 상용화 프로젝트엔비디아 시스템에 LG SW 결합현대차그룹 첫 자율차 적용할 듯2028년부터 레벨2++ 양산 목표테슬라‘AI 차량 통합’패권 맞서 지난 8월 북가

재외동포들 피땀 어린 30억원 성금 어디로?
재외동포들 피땀 어린 30억원 성금 어디로?

‘재외교육문화센터’ 건립 2021년 이후 5년째‘감감’성금은 정부 국고로 귀속동포청장“목적대로 쓸 것” 세계 각국 재외동포들이 ‘재외동포교육문화센터’를 지어달라며 십시일반 모은 피

ICE 단속 공포에 “아파도 병원 못 간다”
ICE 단속 공포에 “아파도 병원 못 간다”

응급실 이용 20% 급감한인 등 아시안도 줄어참다가 병 키워 입원율↑이민자 의료 안전망 비상 “아파도 병원에 갈 수가 없습니다.” LA에서 20년 넘게 불법체류 신분으로 조심스럽게

대리모로 얻은 자녀 20여명 학대…거주 중국인 부부 체포
대리모로 얻은 자녀 20여명 학대…거주 중국인 부부 체포

저택 곳곳 CCTV 설치해 학습 감시·체벌…검찰 "공포의 집"중국 부부 "철학자·의사·연구원으로 키우려 했다" 주장대리모로 자녀 20여명을 두고 학대한 혐의로 붙잡힌 중국인 부부의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