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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흥행중인 '폭싹 속았수다' 영어판 제목에 '귤'이 들어간 이유는

한국뉴스 | 연예·스포츠 | 2025-03-17 11: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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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언 활용한 의역으로 주제 전달…해외 시청자 호평 받아

'우영우'·'흑백 요리사'도 문화적 맥락 고려한 영어 제목

 

넷플릭스 새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새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가 세대를 넘나드는 공감을 얻으며 많은 시청자의 '인생 드라마'로 꼽히고 있다.

제주도 출신이 아니면 한국인도 뜻을 알기 쉽지 않은 이 드라마의 독특한 제목이 외국 시청자들에게는 어떻게 번역돼 소개됐을까.

한국어 제목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도 방언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뜻이다. 영어판에서는 제목을 직역하지 않고 재치 있게 의역했다.

넷플릭스는 이 드라마의 영어 제목을 '인생이 당신에게 귤을 줄 때' 혹은 '살다가 귤이 생기면'이라는 의미를 담은 'When Life Gives You Tangerines'로 했다.

이는 미국 철학자 엘버트 허버드(1856∼1915)가 남긴 명언을 바탕으로 후대 문인들이 되풀이 한 문장인 'When Life Gives You Lemons, Make Lemonade'(살다가 레몬이 생기면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를 변용한 표현으로 보인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시련을 극복하라는 의미를 담은 이 격언에서 '레몬'을 신맛이라는 동일한 속성을 지니고 있는 제주 특산품 '귤'로 바꾼 점이 돋보인다.

영어 제목은 '폭싹 속았수다'와는 뜻이 다르지만, 어려움과 시련 속에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두 주인공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품의 주제 의식과 맞닿아있다.

이 드라마에 주연 오애순 역 등으로 출연한 아이유는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영어 제목에 대해 "인생이 떫은 귤을 던지더라도, 그걸로 귤청을 만들어서 따뜻한 귤차를 만들어 먹자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언어로 번역된 제목들도 '폭싹 속았수다'의 뜻을 그대로 전달하기보다는, 작품의 전체적인 느낌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스페인어 제목은 영어와 비슷하게 '만약 삶이 네게 귤을 준다면'이라는 의미로 돼 있고, 태국어로는 '귤이 달지 않은 날에도 웃자'라는 의미로 했다.

대만 시청자에게는 사자성어인 '고진감래(苦盡甘來·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를 활용해 '고생 끝에 너를 만나다'는 맥락의 제목으로 소개됐다. 다만, 고진감래에서 달 '감'(甘)을 모양이 비슷한 한자인 귤 '감'(柑)으로 바꿔서 배경인 제주도를 떠올리게 했다.

7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 중인 '폭싹 속았수다'는 첫 주부터 해외 시청자들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인 '넷플릭스 톱 10'에 따르면 3월 3일∼9일 사이에 '폭싹 속았수다'의 시청 수는 360만(총 시청시간 1천390만 시간)으로 공개된 지 사흘 만에 비영어권 TV쇼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을 포함해 홍콩, 인도네시아, 일본, 페루, 볼리비아 등 24개국에서 톱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서 호평받으려면 외국인들의 감각을 고려한 번역이 중요하다는 것은 앞선 사례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국내외에 돌풍을 일으킨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영어판 제목은 'Extraordinary Attorney Woo'(놀라운 우 변호사)이다.

'이상한'이라는 뜻을 지닌 'weird'나 'strange' 대신 평범하지 않다는 의미와 함께 비범하거나 비상하다는 분위기를 담은 'extraordinary'를 택한 것이다.

지난해 3주 연속 넷플릭스 비영어권 콘텐츠 중 가장 많이 시청된 작품에 이름을 올렸던 '흑백요리사'는 인종 갈등이 첨예한 영어권에서 '흑백'이라는 표현이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Culinary Class War'(요리 계급 전쟁)'이라고 제목을 붙였다.

넷플릭스 콘텐츠의 제목·자막 등을 각 문화권에 맞게 현지화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글로벌라이제이션 팀 관계자는 "영어 제목을 정할 때는 원어 제목에 담긴 창작자의 의도와 문화적 뉘앙스를 영어권 문화에 맞게 현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영어권 시청자가 제목만 보고도 작품의 느낌·장르 등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면서, 원제의 색채를 완전히 잃지 않도록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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