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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금 인출 정석 ‘연 4% 규칙’…나에게 맞을까?

미국뉴스 | 기획·특집 | 2024-11-25 08:41:20

은퇴자금 인출 정석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은퇴 후 장기 지출 계획부터 수립

‘자금 규모·지출 계획’에 맞춰 설정

인플레이션 등 경제 여건 고려해야

나날이 치솟는 의료 비용도 영향

 은퇴 자금 인출 정석처럼 여겨지는 4% 규칙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각자 자금 규모, 지출 계획, 경제 여건에 맞게 인출 비율을 적절히 설정하고 재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이터]
 은퇴 자금 인출 정석처럼 여겨지는 4% 규칙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각자 자금 규모, 지출 계획, 경제 여건에 맞게 인출 비율을 적절히 설정하고 재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이터]

 

많은 사람들이 은퇴 자금 마련을 위해 피눈물 나는 노력을 한다. 그러나 힘들게 모은 은퇴 자금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도 많다. 은퇴 자금 사용 방법과 관련, 지난 수십 년간 유명 재무 설계가 윌리엄 벤겐이 제시한 ‘4% 규칙’(4% Rule)이 정석처럼 여겨져 왔다. 벤겐의 4% 규칙은 연간 은퇴 자금 인출 비율이 4%를 넘지 않으면 고갈 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예측에 근거한다.

그의 이 같은 예측은 과거 30년간 발생한 경기 호황과 불황, 인플레이션 변동성,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 데이터 등이 고려됐다. 여전히 많은 은퇴자들이 정석처럼 따르는 4% 규칙에도 맹점이 있는 것으로 제기되고 있다. 벤겐의 4% 규칙은 은퇴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저축했는지를 고려하지 않았는데, 예상보다 적은 금액을 모은 은퇴자들에게는 4% 규칙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 각자 ‘자금·지출’에 맞게 인출 비율 설정해야

여론 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401(k)나 IRA와 같은 은퇴 연금 계좌를 주요 소득원으로 보고하는 은퇴자 비율은 29%에 불과하다. 미국 최대 퇴직연금 플랜 운용사 피델리티에 따르면 60~64세의 401(k) 중간 잔액은 6만 6,900달러에 불과했고 65~69세의 경우 6만 3,100달러로 더욱 적었다. 이 나이대의 하위 50%는 저축한 은퇴 자금이 7만 달러에 미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다. 반면 부유층의 은퇴 자금 증가로 두 나이대의 평균 은퇴 자금은 각각 23만 9,500달러와 24만 4,000달러였다.

따라서 많은 재무 설계가들은 각자의 은퇴 자금 규모에 맞게 유연한 인출 비율을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글로벌 투자 평가사 모닝스타의 개인 재정 및 은퇴 계획 담당 크리스틴 벤츠 디렉터는 “4% 규칙은 은퇴 후 소득과 지출이 일정할 것을 가정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라며 “소셜 시큐리티 연금, 기타 연금 및 저축 자산 등 기타 소득원과 건강 관리 비용 등의 비용은 반영해 매년 새로운 지출 비율을 설정해야 한다”라고 조언한다.

애리조나주 공인 재정 설계사 존 보이드는 은퇴 자금을 충분히 저축한 은퇴자들의 ‘투철한 저축 마인드’(Saver’s Mentality)도 주의할 것을 조언한다. 필요에 따라 충분히 쓸 은퇴 자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4% 규칙을 맹신한 나머지, 필요 이상으로 지출을 자제하는 행위도 올바른 은퇴 자금 사용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 경제 여건 반영 매년 재조정

4% 규칙에 따르면 매년 은퇴 자금의 4%씩 일정하게 인출해야 한다. 그러나 여러 경제 현실을 감안하면 4% 인출 비율은 은퇴 후 첫해에만 적용되어야 하는 규칙이다. 예를 들어 은퇴 자금으로 100만 달러를 저축한 은퇴자의 경우 은퇴 후 첫해 4%에 해당하는 4만 달러를 생활비로 인출하면 된다. 그러나 다음 해부터는 인플레이션을 적용해 인출 금액을 조정해야 한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적용하면 이 은퇴자의 은퇴 후 두 번째 해 인출 금액은 첫해 4만 달러보다 2% 높은 4만 800달러로 조정해야 한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매년 2%씩 오르는 것은 아니다.

2022년 6월처럼 인플레이션이 사상 최고치인 9.1%를 기록한 경우 3,640달러가 추가된, 4만 3,640달러를 인출해야 한다. 2022년에는 투자 시장에 여러 혼란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 주식 및 채권 시장 침체로 여러 투자자들에게 손실이 발생했는데 보수적인 투자자도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이런 불황기에는 힘들더라도 은퇴 자금이 빨리 고갈되지 않도록 인출 비율을 낮추는 전략이 필요하다.

 

◇ 은퇴 후 장기 지출 계획에 맞춰 설정

4% 또는 다른 인출 비율을 적용하기에 앞서 은퇴 후 첫 10년간의 예산을 구체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은퇴 후 꿈꾸는 여행은 물론, 지붕 수리, 가전제품 구입, 주택 리모델링, 새 차 구입 등 큰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항목을 지출 예산에 포함한다. 기타 지출 항목으로 자녀 또는 손자의 결혼 및 졸업식 등도 있을 수 있다.

은퇴 후 예상되는 지출 항목을 정했다면 소셜 시큐리티 연금과 기타 연금을 포함한 비용을 충당할 은퇴 자금을 계산한다. 새 차 구입이나 지붕 수리 등이 필요할 경우 401(k)나 IRA에서 예상보다 많은 금액을 인출해야 할 수도 있다.

소셜 시큐리티 연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계산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은퇴자 대비 근로자 비율 감소로 소셜 시큐리티 신탁 기금이 고갈 위기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현재 신탁 기금으로는 2035년까지 예정된 혜택의 100%를 지급할 수 있지만 그 이후 특별한 의회 조치가 없을 경우 혜택이 약 21% 줄어들 전망이다.

2025년 기준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은퇴자의 평균 소셜 시큐리티 연금 지급액은 월 1,976달러다. 소셜 시큐리티국 웹사이트(www.ssa.gov) 명세서를 통해 각자의 예상 지급액을 확인할 수 있다. 명세서에는 62세 지급액 신청, 정년퇴직 연령(출생 연도에 따라 66세 또는 67세)에 신청, 그리고 70세까지 혜택을 연기한 경우 등 크게 세 가지 예상 지급액이 나와 있다. 혜택 신청을 늦게 할수록 더 많은 금액을 받게 된다.

은퇴 후 예상되는 장기 지출 비용이 모아둔 은퇴 자금을 초과한다면 일을 더 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60대가 넘으면 건강 문제, 가족 문제 등 여러 요인으로 일을 계속하기가 쉽지 않다. 2022년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비은퇴자 대부분이 66세까지 일을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연방센서스국에 따르면 60대 초반 연령대에서 일을 하는 미국인은 55%에 불과했고 65세가 넘으면 그 비율은 약 5분의 1로 줄었다. 일을 할 수 없거나 소셜 시큐리티 연금만으로 생활비가 충당되지 않는다면 주택 담보 대출을 받거나 생활비가 저렴한 지역으로 이사하는 등의 옵션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 갈수록 오르는 의료 비용도 고려해야

65세 이후, 많은 노인이 메디케어를 통해 기본적인 의료 지원을 받지만, 장기 요양이나 치매 치료와 같은 의료 비용은 보상되지 않거나 제한적으로 지원된다. 저소득층을 위한 주 미 연방정부 의료 보험인 메디케이드를 통해 일부 지원받을 수 있지만, 낮은 소득이 매우 낮거나 없는 노인만 해당된다.

보험회사 젠워스의 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간호 요양원의 연간 비용은 약 10만 4,025달러에 달하며, 자택 요양비로는 7만 5,504달러가 필요했다. 노인 요양 비용은 앞으로도 계속 오를 전망으로 은퇴 자금에서 장기 요양 비용을 미리 따로 떼어 놓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장기 요양 비용을 우선 제외한 뒤 음식, 교통, 주택 등 다른 필수 생활비를 고려하여 은퇴 자금 인출 비율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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