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피한다’ 전망
11월 FOMC 결정에 관심
9월 고용 시장이 예상보다 뜨거웠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급격히 힘을 얻고 있다.
7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11월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을 84%로 봤으며, 동결은 16%로 반영했다.
지난 4일 연방 노동부가 9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5만4,000명 증가하며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고 발표하자 11월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전망은 30%대에서 0%로 뚝 떨어졌다. 반면 동결 전망은 2.6%에서 급등했다.
금융시장에선 인플레이션이 완화하는 가운데 경기 침체를 피하는 ‘소프트 랜딩’(연착륙, soft landing)을 넘어서 경기가 가라앉지 않는 ‘노 랜딩’(무착륙, no landing) 시나리오를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마켓워치와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는 경기가 계속 확장하고 인플레이션이 재점화하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TD 증권의 금리 전략가인 얀 네브루지는 “11월에 금리 인하가 있냐 없느냐로 논의가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TD 증권은 아직 11월 0.25%포인트 인하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시티그룹이 11월 0.25%포인트 인하 전망을 내놓는 등 월가 은행들이 속속 0.5%포인트 인하 전망을 포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다만, 시티는 11월 동결에 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시티는 “11월 동결을 위한 조건은 까다롭다”며 “9월 고용지표가 좋았지만 몇달간에 걸쳐서 확대된 하방 위험을 다 없애진 못했다”고 평가했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대 행사 전 배포한 연설문에서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면서도 “중앙은행은 신중해야 하고 과도하게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치면 안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무살렘 총재는 “점진적인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며 “연준의 인내심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서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3일 연 3.849%에서 4일 연 3.980%로 올랐고 이날은 연 4.025%로 마감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연 4%를 넘어선 것은 지난 7월 31일 이후 두 달여만이다.
지난달 빅컷이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CNBC가 전했다.
퀀텀 스트래티지의 설립자인 데이비드 로슈는 “고용시장 상황을 보면 지난달 연준의 빅컷은 어리석고, 대중 인기 영합적이며, 공황 상태 행동으로 보인다”며 “연준이 지표를 판단 근거로 삼는 정도가 과도했고 전략적 견해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폭격하는 정도로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등 정말 부정적인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더는 금리를 큰 폭으로 내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럴 경우 미 경제가 실제보다 취약하다는 인상을 주고, 연준 금리가 실제보다 더 많이 낮아질 것이란 기대를 심어주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국제자본시장협회(ICMA) 밥 파커 수석 고문도 로슈의 견해에 동의하며 “미 경제가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침체할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깝고, 물가 상승률은 연준 목표(2%)보다 높을 것이므로 공격적 금리인하 근거는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11월 대선이 다가오고 중동 지역 불안이 계속되면서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경고는 나온다고 CNBC가 전했다. 또, CNN은 이번 주에 발표되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연준의 금리 방향에 관한 힌트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