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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고통 따르는 ‘대상포진’… 백신 꼭 맞아야

미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24-09-25 08:25:25

대상포진,백신 꼭 맞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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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두 바이러스 신경세포 잠복하다 공격

CDC‘시링릭스’백신 권고… 97% 예방 효과

50세 이상 및 면역력 약한 사람 접종 필수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낸시 그릴리는 50대에 로체스터 대학교의 감염병 전문가로 있는 동생으로부터 대상포진 백신을 꼭 맞으라는 권유를 받았다. 그릴리는 예방접종을 받으려 했으나, 바쁜 생활 속에서 결국 맞지 않았다. 그후 그녀는 68세에 대상포진에 걸리고 말았다. 대상포진은 신경에 염증을 일으킨다. 3년이 지난 지금도 그녀가 경험한 극심한 고통은 그녀의 기억에 뚜렷이 남아 있다. 미 육군 공병대 프로젝트 관리자로 근무하다 은퇴하고 뉴햄프셔주 하노버에 살고 있는 그녀는 “1에서 10까지의 고통 강도에서 10이었다”며 “그건 정말 극심한 고통이었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은 매우 흔히 발생하는데 예방이 가능하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3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은 대상포진에 걸리지만, 50세에서 69세 사이의 건강한 면역체계를 가진 사람들이 시링릭스(Shingrix) 백신을 맞으면 대상포진에 대해 97% 예방 효과가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의 감염병 전문가 폴 오피트는 대상포진이 “의학에서 가장 극심한 통증 중 하나”라며 “출산과 각막 찰과상과 비교될 정도”라고 말했다.

 

효과적인 백신이 있고 그 질병이 비교적 흔하고 고통스럽기 때문에 사람들이 백신을 맞기 위해 줄을 서 있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CDC는 50세 이상 모든 사람에게 시링릭스 백신 2회 접종을 권장하고 있지만, 지난 2021년 CDC 자료에 따르면 이 연령대의 미국인 중 18.6%만이 최소 한 차례 접종을 받았을 뿐이다.

 

조나단 로우는 많은 사람들이 대상포진의 심각성을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 로우는 샬럿의 텔레비전 리포터 및 앵커로, 지난 3월에 대상포진 진단을 받았고, 완전히 회복하여 뉴스 진행을 다시 시작하기까지 무려 5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그는 진단 전에는 대상포진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고, 친구들도 마찬가지였지만, 그가 이야기를 나눈 후 친구들 중 백신을 맞은 경우는 단 몇 명에 지나지 않았다. 로우는 “나의 공포스러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나는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릴리와 로우 같은 생존자들은 대상포진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질병인지를 모두가 알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1980년 이전에 태어났다면 어려서 수두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 CDC에 따르면 수두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신경 세포에 잠복해 있다가 적절한 순간을 기다린다. 그 ‘적절한 순간’은 나이가 들고 면역 체계가 약해질 때 주로 찾아온다. 그래서 CDC는 노인들과 면역 체계가 약한 사람들에게 이 백신을 꼭 맞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면 신경 경로를 따라 이동하며, 일반적으로 몸의 한쪽에 발진을 일으킨다. 그릴리의 경우 오른쪽에 발진이 생겼고, 그녀는 이같은 발진이 단순히 벌레에 물렸거나 식물에 닿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에게 백신을 맞으라고 했던 감염병 전문가인 여동생은 대상포진일 가능성을 의심했다. 결국 여동생의 말이 맞았고, 발진은 점점 심해지며 고통스러운 물집으로 발전했다.

 

그릴리는 “뭔가를 스치기만 해도 안쪽이 아팠다”고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백신 교육센터에 쓴 에세이에서 적었다. “움직이는 것도 아팠고, 의자에 앉는 것도, 잠자리에 드는 것도 고통스러웠어요.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죠.”

 

그녀는 고통 때문에 7주간 일을 쉴 수 밖에 없었고, 친구들에게 이메일로 불평을 했다. 그녀는 “대상포진에 걸리면 얼마나 끔찍한지 말로 다 할 수 없다”며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명확하게 생각하는 것도 힘들며, 에너지도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대상포진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네바다주 마케팅 매니저 프랜신 버지(58)는 7년 전 대상포진에 걸렸을 때 발진이 이마에 나타났고, 바이러스가 눈으로 번져 시력을 잃을까봐 걱정했다. 그녀는 “정신적으로도 너무 힘들었다. 눈에 들어가면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녀에게 다행히도 그런 일은 없었지만, 이마에는 여전히 물집으로 인한 흉터가 남아 있다.

 

그릴리와 버지가 겪었던 대상포진은 끔찍했지만, 그들은 조나단 로우에 비하면 오히려 운이 좋은 편이었다. 지난 3월 로우는 감기 증상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오한과 열이 나서 침대에 누웠고, 다음 날 배우자의 50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한 크루즈 여행에 갈 만큼 회복되기를 바랐다.

 

다행히 몸 상태는 나아졌지만 며칠 후 그는 왼쪽 위팔에 여드름이나 벌레 물린 자국처럼 보이는 발진을 발견했다. 그는 자신이 먹은 해산물에 알레르기가 생긴 줄 알았지만, 크루즈의 의료진은 즉시 그가 대상포진에 걸렸다고 진단했다. 의사는 항바이러스제인 아시클로버를 처방했다. 그 시점에서 물집으로 이루어진 발진은 그의 왼쪽 팔을 타고 어깨와 목까지 번졌다. 그 다음은 그의 얼굴이었다.

 

5일간의 크루즈 여행 후 샬럿으로 돌아온 로우는 입술이 마비되기 시작했다. 그는 대상포진의 합병증인 램지 헌트 증후군을 앓게 됐다. 바이러스가 그의 안면 신경을 공격해 얼굴 왼쪽이 처지고 마비됐다. 그는 웃을 수도, 왼쪽 눈을 완전히 감을 수도 없었으며, 3일 동안 그의 말을 아무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로우는 다시 말할 수 있게 되자 직장으로 복귀했지만 카메라 앞에는 설 수 없었다. 3주 후, 즉 대상포진 진단을 받은 지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에 로우는 안면 마비가 어느 정도 나아져 카메라 앞에 설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방송국에는 그가 뇌졸중에 걸린 것 같다는 시청자들의 전화와 이메일이 쏟아졌다. 더 이상의 걱정을 유발하고 싶지 않았던 로우는 다시 카메라 앞에서 물러나 친구들과의 모임을 중단하고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자원봉사도 취소했다. 그는 “정신적으로 매우 괴로웠다”며 “우울감과 불안, 걱정이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지난 8월 초, 즉 대상포진 진단을 받은 지 약 5개월이 지나서야 램지 헌트 증후군이 호전되어 그의 상사들은 그가 다시 방송을 진행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여전히 목과 어깨에 물집이 생긴 자국이 남아 있다.

 

일부 사람들은 시력 상실이나 신경통과 같은 장기적인 후유증으로 몇 년 동안 대상포진의 고통을 안고 살아간다. 로우는 40세에 이 병에 걸렸는데, 그는 대상포진이 어느 나이에서나, 신체의 어느 부위에서나 발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길 원한다.

 

그는 친구와 가족들에게 백신에 대해 이야기하며, 지난 3월에 50세가 된 배우자가 백신을 맞았는지 확인했다. 설득이 많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로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저와 함께 있었기 때문에 제가 겪었던 고통을 겪고 싶지 않았죠”라고 말했다.

 

<Elizabeth Coh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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