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들의 혈액이 많게는 수만달러에 팔리고 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일 보도했다.
코로나19 백신 또는 치료제 개발업체들로서는 혈액 샘플이 절실한 상황에서, 미국의 일부 바이오기업들이 기증받은 혈액을 고가에 팔아 이윤을 남기고 있다는 것이다.
NYT가 자체 확인한 이메일과 문서 등에 따르면 바이오 업체인 ‘캔터 바이오커넥스’는 3월 31일~ 4월 22일 완치자 혈액을 1㎖(20방울) 기준 최소 350달러에서 최고 4만달러에 판매했다. 혈액 내 항체 수치가 높을수록 비싼 가격이 매겨졌다.
기증자에게는 100달러의 실비가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도로, 캔터 바이오커넥스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인도의 한 업체는 혈액 샘플에 최고 5만달러의 가격을 매겼다.
코로나19에서 완치된 후 혈액을 기증했다는 앨레시아 젠킨스(42)는 “시애틀의 비영리 클리닉에 헌혈을 기증했는데, 누군가 이익을 챙기고 있었다는 현실이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감염자가 선의로 기증한 혈액으로 막대한 이윤을 취하는 행위는 의료계에서 비난 대상이 되지만 일부 업체들은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을 큰돈을 벌 기회로만 여기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혈액 거래는 주로 미국에서 이뤄졌지만, 영국의 각 연구소도 주요 고객층이었다. 영국 보건법상 기증받은 혈액을 되파는 건 불법이지만 다른 나라에서 기증받은 혈액에 대해선 관련 규정이 없다 보니 그 틈새를 파고든 것이다. 그동안 영국 정부는 저렴한 가격에 혈액 샘플을 연구소에 공급해왔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각 연구소가 자체적으로 혈액을 확보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보건당국은 코로나19 혈장치료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대규모 임상시험을 추진한다.
혈장치료는 감염병에 걸린 후 환자의 혈장에 병원체와 싸우는 각종 항체가 풍부하게 존재하는 데 착안해, 회복기 감염자나 완치자의 혈장을 환자에게 투여하는 치료법이다. 일반적으로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감염병에 두루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질환의 종류나 환자의 상태에 따라 효과는 차이를 보인다. 코로나19에 대한 혈장치료 효과도 아직은 뚜렷하게 입증되지 못했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한 대규모 임상시험에는 1,500곳이 넘는 병원이 참여해 현재까지 약 600명에게 혈장이 투여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