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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8년만에 최저…‘파산 위기’ 셰일산업 구제 나서

미국뉴스 | | 2020-04-17 09: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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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파산 위기에 처한 미 셰일산업을 구제하기 위해 원유 채굴을 중단시키고 업체들에 보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절벽으로 국제유가가 18년 만에 20달러 밑으로 하락하는 등 저유가 기조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자국 내 공급을 줄이는 고육책을 꺼낸 것이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석유업체들이 원유를 채굴하지 않을 경우 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에너지부가 석유업체들의 3억6,500만배럴에 달하는 원유 매장량에 대해 보상하는 계획의 초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 계획을 실행하려면 의회로부터 수십억달러 규모의 예산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달 미 의회는 정부에서 요청한 30억달러(약 3조7,000억원) 규모의 전략비축유용 원유구매 계획에 대해 예산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

미 셰일업체들은 이대로라면 ‘파산 쓰나미’가 몰려올 것이라며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셰일오일의 평균 생산원가는 배럴당 40달러 수준으로 현재의 저유가로는 채굴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구조다. 실제로 노스다코타 바켄 지역에서 가장 큰 셰일업체인 ‘화이팅페트롤리엄’은 수익성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달 초 파산을 신청했다.

당장 미국 내 원유재고가 급증하면서 국제유가는 2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2% 하락한 19.87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는 18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는 1,920만배럴 늘었는데 이는 전문가 전망치(1,202만배럴 증가)보다 약 60%나 많은 수준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석유업체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계획을 내놓은 데는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저유가 속 과잉공급으로 미 셰일산업이 붕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돼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4월 하루 원유 수요가 2,900만배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이는 지난 25년 동안 보지 못했던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글로벌 원유 감산 합의가 이 같은 수요 감소를 상쇄하지 못할 것으로 평가했다. 앞서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 연합)는 오는 5월1일부터 6월 말까지 2개월간 하루 970만배럴의 원유를 감산하기로 12일 합의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실물경기 충격과 저유가 기조로 인해 미국 고용시장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CNBC에 따르면 지난주(4월5~11일) 미국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524만5,000건을 기록했다. 3월 셋째주(330만건), 3월 넷째주(687만건)와 4월 첫째주(661만건)의 수치까지 합하면 한 달 만에 무려 2,200만여명이 일자리를 잃은 셈이다. 다만 증가세는 2주 연속으로 둔화되는 추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경기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석유산업을 비롯한 에너지와 제조업 분야에서 일자리 감소가 광범위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은행들은 셰일기업들의 대출 손실을 막기 위해 직접 경영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JP모건체이스·웰스파고·씨티그룹 등 미 대형 은행들이 석유와 가스 자산 소유가 가능한 독립법인을 설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은행들이 경영을 위해 관련 전문지식을 갖춘 임원들을 고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CNBC에 따르면 월가 대형 은행들은 자본금의 7~15%가량을 셰일 등 에너지기업에 빌려줬다.

셰일산업의 위기로 세계적 자산가 워런 버핏도 골머리를 앓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대형 셰일업체인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은 버핏이 운영하는 투자사인 버크셔해서웨이에 현금지급 대신 주식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올 1·4분기 배당을 하기로 했다. 이는 2억5,700만달러 규모로 전체 지분의 1.9%에 해당한다. 자금난에 빠진 옥시덴털로서는 현금을 비축할 수 있게 됐지만 FT는 버핏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주식을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옥시덴털이 버핏으로부터 100억달러의 투자를 받아 경쟁사 ‘아나다코’를 인수했을 즈음에만 해도 옥시덴털 주가는 60달러 수준이었지만 이날 현재 13.61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김기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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