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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이라크서 무력충돌 ‘일촉즉발’

미국뉴스 | | 2020-01-04 10:10:34

미국,이란,무력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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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선제공격”…이란 “전쟁 피하지 않겠다”

 이라크 또 ‘외세의 전쟁터’ 될 우려 커져

 

 

 

미국과 이란이 무력 충돌할 가능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악화일로인 두 적대국의 긴장이 실제 군사 충돌로 번진다면 그 무대는 이라크가 될 공산이 현재로선 매우 크다.

지난달 27일 미군 주둔 기지에 대한 로켓포 공격으로 미국인 1명이 사망했다. 미국은 이라크의 친이란 민병대를 공격 주체로 지목하고 이틀 뒤 이 무장조직의 기지를 전투기로 폭격했다. 미국은 더는 물러설 수 없다고 판단, 시아파 민병대 폭격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의 공격이라고 단정한 순간 스스로 그은 한계선을 넘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부터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첨예해지면서 미국은 이라크의 미국인 또는 미군이 이란과 연계된 무장조직에 공격당했을 때는 무력 대응하겠다고 누누이 선을 그어온 만큼 미국인 사망으로 ‘인계철선’이 당겨진 것이다. 

 

중동에서 이란과 연계된 무장 조직 가운데 규모와 정치·군사적 위치를 고려할 때 미국인, 미국을 공격할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이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라는 점을 미국도 이미 알고 있었던 셈이다.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를 이란의 대리군으로 여기는 미국은 그간 이들의 공격을 이란의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피격 등 이란이 배후로 의심되는 무력 행위에 ‘엄포’만 놨을 뿐 정작 물리적 대응은 소극적이어서 중동 내 우방의 신뢰를 잃어간다는 비판을 받는 터였다.

미국의 시아파 민병대 폭격으로 25명이 숨지자 이틀 뒤인 지난달 31일 이 무장조직과 그 지지 세력은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일부에 난입하고 외곽 시설에 불을 질렀다. 미국은 이 사건이 ‘전적으로 이란의 책임’이라며 대사관에 실제로 난입한 시아파 민병대 세력이 아닌 이란을 직접적인 대응 상대로 특정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일 “이라크는 미국과 이란의 새로운 결전의 장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큰 곳으로 떠올랐다”라며 “미국과 이란의 공공연한 대립이 이라크로 옮겨갔다”라고 해설했다. 미국 싱크탱크 센추리재단의 디나 에스판디어리 연구원은 이 신문에 “이란도 미국인 사망이 한계선이라는 것을 잘 안다”라며 “그 한계선을 이제 막 지났다는 사실이 우려되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과 1일 이틀간의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 공격으로 미국은 그 한계선을 한 단계 더 올렸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2일 “게임이 바뀌었다”라며 “이란의 추가 도발 조짐이 보이고 충분히 위험하다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라고 경고했다.

시아파 민병대 폭격을 ‘방어적 대응’이라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란에 대한 군사 대응 기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린 것이다. 시아파 민병대가 미 대사관을 공격한 이후 추가 도발이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다”라며 “그리고 그들은 아마 후회하게 될 것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라크 정부가 그들이 할 수 있는 조처를 충분히 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라며 “이라크 지도자들은 이란의 영향력을 몰아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이라크의 재건 자금과 군사력 지원을 쥔 미국이 이라크 정부에 대한 압박을 한층 높이겠다고 시사한 것이다. 그만큼 향후 이라크를 놓고 이란과 정치, 군사적 대결이 거세질 것이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리적으로 보면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파키스탄 등 이란과 인접한 국가와 이미 미국의 우방인 걸프 수니파 국가를 묶어 이란을 고립시키려 한다. 미국으로선 이 고립 전략의 핵심인 이라크를 이란에 넘길 순 없는 일이다.

이란 역시 미국을 겨냥해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대결을 예고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호세인 살라미 총사령관은 2일 “이란의 군사력은 외국의 위협을 퇴치할 만큼 강력하다”라며 “군사 충돌을 원하지 않지만 전쟁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동의 현안은 이란 없이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모두 알아야 한다”라며 “미국은 이라크의 반미 저항을 이란이 사주했다고 하지만 미국에 대한 적대는 이제 전 세계로 확산했다”라고 주장했다.

이란은 미 대사관 공격과 연관되지 않았다고 부인하지만, 지난 석 달 간 친이란 정부에 대항하는 이라크의 반정부 시위로 수세였던 상황을 이번 반미 시위를 통해 반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도 사실이다. 이라크에 이란에 우호적인 세력이 여전히 건재하고, 이들이 미 대사관까지 공격할 수 있는 결속력과 과감한 실행력이 충분하다는 점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군사력으로 보면 미국이 이란을 압도하지만 이란 본토를 직접 타격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매우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따라서 전면전의 부담을 피하면서도 이란을 공격하는 효과를 볼 수 있고 군사 작전이 일상적인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 시리아 내 헤즈볼라 등을 ‘대리 타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시리아 내 헤즈볼라는 이미 이스라엘이 종종 폭격하곤 한다.

이에 대해 이들 무장조직도 중동 내 미군 기지 등을 게릴라식으로 기습 공격하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최근 내분에 휩싸인 이라크는 또다시 외세의 전쟁터가 될 수도 있다.

 

 

미국·이란, 이라크서 무력충돌 ‘일촉즉발’
 지난달 31일 이라크 바그다드의 미국 대사관 앞에서 시위대가 시설물에 불을 지르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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