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지애나주 선거구
인종 고려 설정 “위헌”
6대3 보수 우위 판결
중간선거 앞두고 ‘파장’
![29일 연방 대법원의 투표권법 제한 판결이 나온 가운데 워싱턴 DC 연방 대법원 건물 앞에 시위대가 모여 있다. [로이터]](/image/fit/292827.webp)
연방 대법원이 루이지애나주의 연방 하원의원 선거구 지도를 위헌으로 판단하고 무효화하면서 미국의 대표적 시민권 법률인 투표권법(Voting Rights Act)의 효력이 또 한 번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판결은 소수계 유권자의 정치적 대표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정으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29일 대법원은 루이지애나주가 흑인 다수 선거구를 2곳 포함하도록 재설정한 선거구 지도(SB8)에 대해 6대3으로 위헌 판결을 내렸다. 보수 성향의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이 작성한 다수 의견에서 재판부는 “투표권법 2조가 추가적인 소수인종 다수 선거구를 요구하지 않는 이상, 인종을 기준으로 선거구를 설정할 정당한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지도는 “위헌적 게리맨더링이며 원고들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인종’을 고려할 수 있는 범위를 대폭 제한한 데 있다. 대법원은 기존의 법리 기준을 수정해 투표권법 위반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소수 유권자의 투표력이 약화됐다는 결과만으로는 부족하며, 입법자가 “인종을 이유로 의도적으로 정치적 기회를 제한했다는 강한 추론”이 입증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소수 인종 유권자나 시민단체가 선거구 차별을 문제 삼는 소송에서 훨씬 높은 입증 부담을 지게 됐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기준 변경은 사실상 투표권법 2조의 적용 범위를 크게 좁히는 것으로 해석된다. 1965년 제정된 투표권법은 흑인을 포함한 소수계의 투표권을 보호하기 위한 핵심 법률로, 특히 2조는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인종차별적 효과가 발생할 경우 이를 시정할 수 있는 근거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이번 판결로 인해 ‘결과 중심’이 아닌 ‘의도 중심’으로 판단 기준이 바뀌면서 실제 차별을 입증하기는 훨씬 어려워질 전망이다.
진보 성향 대법관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은 소니아 소토마요르,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과 함께 낸 반대 의견에서 “다수 의견은 투표권법 2조를 사실상 무력화했다”고 비판했다. 케이건 대법관은 “이제 각 주는 법적 책임 없이 체계적으로 소수계 유권자의 투표력을 약화시킬 수 있게 됐다”며 “법이 사실상 사문화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미 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는 “이번 판결은 투표권법에 남아 있던 보호 장치를 무너뜨린 치명적인 타격”이라며 “부패한 정치인들이 소수계의 목소리를 침묵시키고 선거를 조작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