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가 1년간 38% 폭등
성탄절 연휴 특수 겹쳐
조류독감에 공급은 급감
조류 독감 등으로 인한 공급 상황 악화로 미 전국의 계란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정점을 찍었던 계란 가격이 2년 만에 사상 최고치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고 경제매체 CNBC가 12일 보도했다.
CNBC는 전날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자료를 인용해 미국 내 계란 평균 소매가격이 지난해 11월 이후 38% 상승했고, 지난달에만 8% 올랐다고 전했다.
연방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대형 A등급 계란 12개들이 한 상자 가격은 지난해 11월 2.14달러에서 지난달 3.65달러로 치솟았다. A등급 계란 가격은 2022년 1월 1.93달러에서 지난해 1월 4.82달러로 급등한 바 있다. 식품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가격 상승 추세가 2025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계란값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꼽힌다. 전문가들은 조류인플루엔자 유행으로 인해 계란 공급이 감소한 데다 추수감사절과 성탄절 등 연말 시즌을 맞아 베이킹 등 계란 수요가 많아 계란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계란은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요리로 사용할 수 있고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어서이다. 그러나 이제 계란도 마음대로 먹을 수 힘든 시기가 도래했다.
고정 수입에 의존하는 서민층은 이제 계란 구입도 부담이라는 반응이다. 은퇴한 한인 박모(81)씨는 “계란이 평균 4달러를 훌쩍 넘고 더 비싼 제품도 수두룩하다”며 “비싼 쇠고기를 포기한지 오래됐는데 이제는 계란까지 자주 먹기가 힘들어진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2022년 3월 조류독감 대유행 이전에 달걀 공급은 안정적이었고, 도매가는 12개당 1.50달러 이하로 유지됐다. 그러나 이후 발생한 조류독감으로 시장이 붕괴하며 2022년 12월 이후 기록적인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미국에 유입된 조류인플루엔자의 확산으로 올해 들어 상업용 산란계 약 3,30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이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1,500만 마리가 지난 10월 15일 이후 살처분된 것으로 파악됐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