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첫 100억달러 ‘눈앞’
15개월 연속 매출 성장세
과자·쌀·가공식품 등 견인
미국 수출 전년비 20%↑
미국 등 전 세계에서 한류 열풍에 따른 K-푸드 인기도 덩달아 치솟으면서 올해 한국산 농식품 수출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1∼11월 농식품 수출액이 작년 동기보다 8.1% 증가한 90억5,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가 올해 목표로 제시한 농식품 수출 100억달러‘ 달성 가능성이 커졌다.
예전에는 라면과 김치가 대표적인 한국 농식품 수출 품목이었지만 지금은 훨씬 다양한 제품들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수출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식품 수출액은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며 “1∼11월 수출액은 역대 같은 기간 기준으로 가장 많다”고 말했다.
수출액 상위 품목인 라면과 과자류, 음료, 쌀 가공식품 등의 수출액은 모두 최대치를 경신했다.
라면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30.0% 증가한 11억3,840만달러로 집계됐다. 라면은 지난해 수출액 9억5,200만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라면은 해외로 수출되는 한국 농식품 수출품 중 단일 품목으로는 최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라면 수출액은 10년 전인 지난 2014년에는 2억1,000만달러 규모였으나 최근 몇 년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월 처음으로 월 수출액이 1억달러를 넘은 이후 매월 1억달러 이상 수출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최대 라면 생산기업 농심은 생산량 확대를 위해 공장을 증설하고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면서 해외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심은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연간 5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녹산 수출전용공장’을 내년 상반기 착공, 2026년 상반기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녹산 수출공장이 완공되면 농심의 연간 라면 해외시장 공급 능력은 27억개로 늘어난다. 내수용 물량까지 더하면 농심은 한해 60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농심 해외 매출은 2019년 8억달러에서 지난해 13억달러를 돌파했다. 특히 2022년 5월 가동을 시작한 미국 제2공장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미국법인(캐나다 포함) 매출은 2년간 36% 증가했다.
농심은 최근 미국 시장에 신제품 ‘신라면 툼바’를 출시하는 등 지속적으로 라면 상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대한항공에는 퍼스트클래스와 비즈니스 클래스 전용 ‘신라면 AIR’ 제품을 납품하게 된다.
과자류 수출액은 16.5% 늘어난 7억570만달러이고, 음료 수출액은 14.9% 증가한 6억930만달러다. 냉동 김밥과 즉석밥, 떡볶이 등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2억7.500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39.3% 늘었다. 세계 각국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미국, 중국 등 각국 대형 유통매장에 입점한 영향이 크다. 이 밖에 커피 조제품 수출액은 2.8% 증가해 처음으로 3억달러를 넘었다.
소주와 리큐르는 미국 주류 전문 매장 입점, 중국 내 수요 증가 등으로 수출액이 각각 9,600만달러와 9,100만달러로 각각 3.7%, 6.1% 증가했다.
수출 규모는 작지만 브라질에서는 대형 유통매장 연계 판촉을 통해 리큐르 수출액 성장률이 216.4%에 달했다. 몽골에서는 맥주 수출액이 72.7% 증가했다.
신선 농산물 수출액은 13억8,530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0.4% 늘었다. 이중 김치는 미국, 유럽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대형 유통매장 입점이 늘어나면서 수출액이 3.9% 증가했다.
농식품 수출을 시장별로 보면 미국으로의 수출이 20.0% 증가한 14억4,000만달러였다. 중국으로의 수출은 13억7,770만달러로 7.0% 증가했고 유럽으로의 수출은 6억1,950만달러로 25.3% 늘었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