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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성탄절 선물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12-15 08:42:43

행복한 아침, 김정자(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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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자(시인·수필가)  

성탄절이 돌아오면 집집마다 아이들 얼굴이 밝아지고 눈빛이 더욱 초롱초롱해진다.

산타클로스가 착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시는 날이 가까워오고 있기 때문이다. 산타할아버지가 굴뚝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와 선물을 놓아두고 간다는 전설같은 이야기 만큼 유년기에 강력한 메시지는 없었던 것 같다. 성탄 절기가 되면 선물 준비가 늘 숙제였다. 가족은 물론 지인들과 주변 분들의 나이, 성별, 취향을 고려해가며 선물을 준비하는 과정은 쉬운 일은 아니다. 먼저 어떤 품목을 선별해야 할지가 문제에 봉착한다. 집집마다 이 시기에는 받은 선물로 넘쳐나는 절기이기에 이렇게 보내는 선물이 처리하기 곤란한 물건을 더하게 되는 지경을 만들지는 않을지, 원하지 않는 물건이나, 긴요하지 않은, 없어도 되는 물건을 더 보태는 것은 아닐는지 어떤 선물을 해야 받는 사람에게 기쁨과 행복을 더 할 수 있을까를 누구나 골똘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절기가 돌아왔다. 받는 사람이 정말 원하는 선물을 마음을 다해 선물해야 하는 작업을 해마다 해내야 하는 가장 큰 숙제이다.

노년층 대상 인터넷 매체에 ‘매리 루 윌슨’이라는 93세 할머니의 기고문을 통해 생각나는 몇 가지를 나누어 보려 한다. 연세가 93세이신데 무슨 물건이 더 필요하실까. “눈 오는 겨울 밤, 따뜻한 게 좋기는 하지만 한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양말, 슬리퍼가 필요하겠는가 퍼즐은 내 남은 생애 내내 해도 다 못할 만큼 쌓였고 초콜릿은 당뇨 걱정을 부른다’고 하시면서 그렇다고 가족의 마음을 그냥 덮어두자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노인 분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셨다. 

첫째로 운전 선물을 제의하셨다. 밤 운전, 쇼핑 몰, 뮤지엄, 크리스마스 페스티벌이나 성탄 예배에 참석한다든지, 평소 가고 싶어 했던 곳을 모시고 같이 차를 타고 가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음식도 같이 먹는 순간들이 특별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 둘째로 자동차 점검이나 필요한 일을 도와드리는 것, 셋째로 부탁을 들어주는 것으로 유용한 존재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들어드리는 것. 넷째로 액자에 넣을 수 있는 가족들 사진을 보내드리는 것이다. 핸드폰으로 주고 받는 사진은 나중에 다시 찾아 보기가 여간 복잡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정말 원하는 가장 핵심적인 최고의 선물은 손주나 자녀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YOU, 너의 목소리를 듣고 너의 시간과 사랑을 조금이라도 얻는 것이라 했다. 인간적 관계가 그립다고 쓰셨다.

독일의 수퍼마켓 기업인 에데카(EDEKA)의 2015년 크리스마스 광고였다. 배경은 삼남매를 잘 키운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 얘기다. 자녀들은 다 독립해 집을 떠나고 아내는 세상을 떠났다. 절해고도 같은 집에서 매일 혼자 일어나고 혼자 식사하고, 혼자 하루를 보낸다. 세계 각지에서 바쁘게 살고 있는 삼남매가 아버지에게 전화 메시지를 남겼다. 이번 성탄절에는 아버지께 못 간다는 내용들이다. 짐작했던 일인듯 표정이 담담하다. 장면이 바뀐다. 갑작스러운 아버지 사망소식에 망연자실한 삼 남매는 회한으로 눈물 범벅이 되어 부랴부랴 집에 도착한다. 그런데 검은 상복차림으로 아들을 맞는 건 뜻밖에도 아버지셨다. “이렇게라도 안하면 어떻게 너희 모두를 불러 모을 수가 있겠느냐”고 하신다.

대가족은 모처럼 크리스마스 만찬을 함께하며 시끌벅적 행복하다. 웃음소리 대화 소리를 배경으로 “집에 올 때 ( Zeit Heimzukpmmen) 이라는 글귀가 스크린에 든다. -자녀들이 집에 오는 것, 와서 함께 먹고 마시는 것, 그저 함께 있는 것- 아마 아버지는 몇 년째 원하셨던 선물이었을 것이다. 선물이라는 것은 마음을 담아 전달하는 것으로 마음이 먼저다. 물질 만능주의, 소비주의가 부르짖는 흐름을 멈추고 선물의 참뜻을 깊이 헤아리고 생각하다 보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마음으로 보이기 마련이다. 스스로를 온전히 내주시기 위해 이 세상에 오신 아기 예수의 탄생일에 우리는 온 존재를 내어놓지는 못하지만 시간과 마음을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어야 하리라. 누군가가 정말로 원하는 선물을. 성탄절에 혼자 지내시는 나이 드신 부모님이 없으시기를 바램 해본다. 외로운 마음들이 성탄절 만이라도 따뜻하게 지내시기를 소원 드리면서.

오 헨리의 단편소설 ‘동방박사의 선물’이 떠오른다. 가난한 젊은 부부는 서로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팔아 서로에게 성탄 선물을 마련한다. 아내는 길고 풍성한 머리카락을 팔아 남편이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그 시계에 달 시계줄을 준비한다. 또한 남편은 아내의 긴 머리에 꽂을 보석 박힌 머리빗 세트를 사 주려고 금 시계를 팔았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자신에게 가정 소중한 것을 포기한 세상 어느 선물보다 빛나는 선물을 주고 받은 것이다. 정말 상대가 원하는 선물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주고 받는 선물로 하여 성탄의 참뜻을 되새기며 행복이 더해지는 성탄절이 되어지기를 간절함으로 기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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