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김성희 부동산
첫광고

[행복한 아침] 흐린 날이 더 맑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9-22 08:24:45

행복한 아침, 김정자(시인·수필가)

권순상 노흥성 부동산 470-218-6136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김정자(시인·수필가)  

 

한국 동창들과 줌 통화를 하고 난 다음 갑자기 밀려드는 격세지감에 한 동안 마음을 앓다가 좀체 마음이 다스려지지 않는다며 전화를 주신 지인과 긴 시간 마음을 나누었다. 어느 분은 손자의 방황에 도움이 되지 못한 안타까움을 토로하시느라 한참을 전화기를 붙들고 있었다. 하소연인지 질문인지 분간 못할 전화를 받다 보면 나란한 맥이 보인다. 내가 누구인지, 왜 사는지 모르겠다는 것과, 나 자신으로 살아지고 싶다는 몸부림을 보아달라는, 누구에게든 알리고 싶다는 넋두리가 주류를 이룬다. 어찌 들으면 외줄기 비명처럼 들리기도 한다. 지금 겪고있는 난제들을 내 부모도 겪었을 터이요, 내 자녀들도 동일한 어려움에 놓일 가능성을 안고 있다. 남자들은 스스로가 돈 버는 기계로 전락했다며 한탄하고, 맞벌이 하는 지친 엄마들은 자신을 잃어버린 삶이라는 고백을 듣게 된다. 역할에 충실하려는 강박감, 책임감에 도망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솟는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아내로, 남편, 며느리, 부모로 사느라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잊은 지 오래라고. 유독 민족 특유의 우리 가족, 우리 남편, 우리 아이에 우리나라까지 우리라는 개념이 반영된 탓이려니 하고 미루어 생각해 본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삶을 자신할 수 없는 법이다. 오늘 만족하다 해서 내일까지 보장할 순 없는 것이 인생살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이 온전히 나만의 노력이나 의지였다고 주장할 수 없는 것도 돌아보면 본연의 자발적, 의식적으로 내적 욕구를 비롯해 도덕적 가치 평가에 이르기까지 내 뜻대로 살아온 여정이 얼마나 되겠는가. ‘오늘을 마지막 날처럼 살라’ 하신 현자의 말이 떠오른다.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 앞에서나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닿을 때 마다 감사 표현만으로도 얼마든지 긍정의 마음 평정을 샘솟게 한다. 어느 인생이든 크고 작은 부족 함을 안고 살아간다. 때로는 그러한 부족함이 드러날 때, 비난하거나 비판이나 비평을 하기 보다 격려 차원 용기나 의욕이 솟아나도록 북돋워 주며 고양되도록 응원해주며 서로를 고취시킬 수 있는 온기를 서로에게 허락하는 세상을 위해 함께 앞장서면 어떨까.

인생이란 자신감만으로는 지탱되기 어렵다. 오늘에까지 흘러온 여정이 모두 내 것이었던가 두 눈 부릅뜨고 자신을 추스르며 달려왔다 한들 내가 바라보며 소원해왔던 삶이 전개 되었던가. 내 계획과 결심대로 누려지는 세월이었던가. 노상 밤낮으로 오직 가정을 위해, 자녀를 위해. 늘 내일의 꿈을 위해 달려오지 않았던가. 지금 나를 에워싸고 있는 이 순간이란 공간 속에선 오직 내 자아만이 오롯이 눈을 깜박이고 있지만, 이 순간을 벗어나면 삶을 돌아보게 되고 준비된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게 되는 것이 삶이란 정의로 성립된다. 눈 한 번 끔벅하면 이순이요, 칠순이요, 산수를 넘어서 버렸네하고 두리번거리게 된다. 백세 시대가 도래 했다지만 이 또한 한꺼번에 들이닥친 것이 아닌 손가락 꼽듯 하루하루를 살아낸 것이다. 갈무리하듯 하루들을 감사와 평안으로 누림 할 수 있는 보람을 안고 보내다 보면 중후한 생을 거둘 축복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요 오늘 하루 만큼씩만 감당해 낼 수 있는 긍정의 열린 마음이 자리잡게 될 것이다. 의미있는 삶을 위한 작은 실천들이 저만치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생애의 흐린 날을 겪고 계신 분들의 푸념이나 하소연을 들어줄 때면 줄곧 나누는 말이 있다. 햇살이 눈부신 날보다 오히려 흐린 날이면 만상이 또렷하게 시야에 들어오는 것 마냥 삶의 흐린 날은 밝은 날을 위한 예행 리허설로 삼을 수 있는 기회로 주어진 것으로 삼자고 격려와 권유를 드리게 된다. 어스레하고 침침해지는 일몰 잔영처럼 어느새 생은 옅은 어둠 속으로 들어서고 있다. 땅거미가 내려 앉으면 어둠을 밝혀줄 불빛이 낭자해질 터이지만 허전함과 처량함이 쓸쓸하게 몰려들어 차분하지 못한 동요가 불안정을 부추기는 것이 세상살이다. 노을처럼 생의 가장자리 경계에 서 버렸다는 긴박감은 착잡한 침울로 쉽게 낙담하고 참담한 음침으로 쉽게 기가 죽기도 하지만 다행인 것은 살아온 내력이 받쳐준 혜택으로 시야가 넓어지고 들어주는 일에도 버선발로 나서기도 하면서 저만치 앞장 서 있기도 한다. 그럴 수도 있지가 쉬워지고 대화 중에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더 깊이 찬찬히 피력하게 된다.

조금만 더 젊었더라면, 조금은 더 성취할 수 있었는데, 따위의 바램은 부끄러움으로 숨기려 한다. 마음 분진을 닦아내며 맑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견식을 넓혀가며 설령 덜 떨어졌다 질타를 받아도 미소 지을 수 있는 여유를 놓치지 않으며 조금은 팔불출이 되더라도 욕심 없음을 자랑으로 간직하고 싶다. 매일 매일의 작고 소소한 아름다움을 발견해가며 지금까지처럼 마음을 깊은 곳에 두며 정돈된 사념을 품고 맑은 언어를 구상하며 평화롭고 고요한 노년으로 흘러가고 싶은 사념에 잠기곤 한다. 

햇살이 빛 부시는 날보다 흐린 날이면 햇살의 눈부심으로 하여 미쳐 발견하지 못했던 주위가 더 맑게 보일 때가 많다. 많은 사람 오가는 이방 거리에서 사느라 지쳐 숨어버리고 싶을 때도 흐린 날이 알맞을 때가 있다. 기다림으로 지쳐갈 때 외로움으로 가슴 아플 때에도 흐린 날이 좋았고, 하늘 우러러 고인 눈물 감출 때도 흐린 날이 더욱 좋으니, 그리움 끝에 와서 이젠 나를 열어 보이며 들어주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 이 흐린 날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복면가왕전 인기... 코리안페스티벌서 폭발
복면가왕전 인기... 코리안페스티벌서 폭발

본지와 코페재단 공동 주최WNB 팩토리가 후원강창기씨 복면가왕에 등극 ‘둘루스 싸이’ 강신범 씨 관객 열광 이끌어 애틀랜타 한국일보와 코리안페스티벌 재단이 공동 주최하고 WNB 팩

미주한상총연, 238만 달러 수출상담 성과
미주한상총연, 238만 달러 수출상담 성과

‘서프 엑스포 2026’ 올랜도서 개최한국 중소기업 11개사, 미 주류 시장 뚫었다212건 상담·6건 현장계약 성사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이하 미주한상총연)는 지난 9월 16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살면 보험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살면 보험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최선호 보험전문인 미국에서는 성인이 되면 부모 곁을 떠나 독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부모 집으로 다시 돌아와 함께 사는 자녀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를 흔히 **'

[한인타운동정] 바디프랜드 한가위 대할인
[한인타운동정] 바디프랜드 한가위 대할인

바디프랜드 한가위 대할인바디프랜드는 9월18일부터 9월30일까지 전 제품 up to 50% 할인 판매하고 있다. 추가로 안마의자 구매시 두피올케어 증정하는 혜택도 있다. 둘루스 바

ICE, 추방명령 구금자 소재 안 알려준다
ICE, 추방명령 구금자 소재 안 알려준다

이달 15일부터 온라인 검색서 제외변협 “추방중단등 법적대응 불가능”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이 최종 추방명령을 받은 구금자의 수용 장소를 온라인 검색 시스템에서 공개하지  않고

SM에 폭탄 위협글…귀넷 고교생 형사처벌
SM에 폭탄 위협글…귀넷 고교생 형사처벌

경찰, 파크뷰고 재학생 형사기소 소셜 미디어에 학교에 대한 협박글을 올린 귀넷 고교생이 형사처벌을 받게 됐다.릴번 소재 파크뷰 고등학교에서는 지난주 월요일인 14일 한 소셜미디어에

오픈AI 조지아 초대형 데이터센터 계획 ‘흔들’
오픈AI 조지아 초대형 데이터센터 계획 ‘흔들’

주민들∙환경단체 잇단 소송“밀실협약으로 주민들 배제”건설 지연 · 무산 가능성도  챗 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서배너 인근 에핑엄 카운티에 추진 중인 초대형 데이터센터 건설계획이

GT∙에모리, 전국 대학순위 ‘엎치락뒤치락’
GT∙에모리, 전국 대학순위 ‘엎치락뒤치락’

US뉴스 발표선 에모리가포브스 순위는 GT가 앞서 조지아의  대표적인 공사립 명문대인 조지아텍과  에모리대가 각종 대학 순위 평가에서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에스 뉴

던우디 스테이트팜 타워 매물로 나왔다
던우디 스테이트팜 타워 매물로 나왔다

부동산업계 "사상 최고 입찰가”전망”오피스 시장 회복 시금석” 분석도  던우디 스테이트팜 지역본부가 임차해 사용 중인 대형 오피스 타워 2개가  매물로 나왔다. 코로나 사태 이후

구글, 조지아주 원전 2곳 용량 증설에 자금 지원키로
구글, 조지아주 원전 2곳 용량 증설에 자금 지원키로

구글이 데이터센터 증가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서던컴퍼니 자회사 조지아파워가 운영하는 조지아주 원자력 발전소 2곳의 발전용량 증설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22일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