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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램펠 칼럼] "어린이집 찾습니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9-06 14:04:33

캐서린 램펠,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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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심각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한 트레이스 프레드릭이 자신이 운영하던 보육원의 문을 닫자 100명의 근로가정 어린이들이 당장 갈 곳을 잃었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정부의 어린이집 지원 프로그램이 9월로 종료되면 전국적으로 300만 명의 원아들이 같은 상황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지금 연쇄적인 차일드-케어 (탁아: child-care)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보육원 폐쇄에 따른 파급효과는 어린이들은 물론 그들의 가정과 여러 경제 분야로 번지게 된다. 아이들은 갈 곳을 잃게 되고, 어린 자녀를 돌보아줄곳을 찾지 못한 부모가 일을 할 수 없게 되면 기업은 인력수급에 차질을 빚게 된다.   

프레드릭은 “많은 부모들이 제발 그들의 자녀를 맡아달라며 울면서 전화를 한다”며 “아이를 돌보아줄 곳이 없어 당장 일을 그만두어야 할 판이라는 하소연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위스콘신주 워터포드에 위치한 프레드릭의 어린이집은 지난 8년간 대기자들이 줄을 설만큼 붐비던 곳이다.   

미국의 보육시설 부족사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부모의 재정능력과 어린이집 교사에게 지불해야하는 임금 수준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찾아온 팬데믹은 보육원의 취약한 비즈니스 모델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코비드-19로 인해 숱한 어린이집 운영자들이 아예 보육원의 문을 닫았거나, 간헐적으로 문을 열었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20년초 보육업계의 고용은 1/3이상 줄어들었다.   

경제봉쇄가 해제되자 임시 해고되었거나 업무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깎인 차일드-케어 종사자들이 아예 직장을 등졌다. 어린이들을 돌보고 교육하는 고된 업무에 비해 교사와 보모에게 지급되는 임금은 충분치 않았다. 다른 업종의 고용주들이 팬데믹 이후의 일손 부족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다투어 임금을 인상한 것도 보육원 일손의 대량이직을 가속화했다. 프레드릭이 운영하던 보육원의 직원 초봉은 위스콘신주 동일업종의 평균치인 시간당 13달러였다. 이는 월마트 혹은 홈 디포의 신입사원에게 지급되는 시급보다 적은 액수다.  

위스콘신에 위치한 또 다른 보육원의 원장인 코린 헨드릭슨은 식당 주방에서 파트타이머로 일하는 올해 16세의 아들보다 자신의 시간당 소득이 적다고 털어놓았다. 

다행히 팬데믹 기간에 정부가 취한 일련의 개입으로 재정상태가 취약한 보육원들은 간신히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미국 구제 계획’(American Rescue Plan)은 ‘차일드 케어 안정화를 위한 무상지원금’ 명목으로 전국 50개 주에 총 230억 달러를 제공했고, 보육원은 주 정부를 통해 받은 연방정부 지원금을 직원 봉급인상, 등록비 인하, 시설 임대 및 수리 경비 등으로 재량껏 사용할 수 있었다.      

어린이 케어 산업은 여전히 고전중이다. 차일드케어 시설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나마 명줄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연방정부의 지원금 덕분이었다.  

그러나 연방정부의 자금지원이 9월30일자로 종료되면 이들은 또 다시 심각한 존폐위기를 맞게 된다. 센추리 파운데이션의 추산에 따르면 연방지원금이 끊길 경우 전국적으로 7만 여개의 차일드케어 프로그램이 사라진다. 특히 아칸소, 몬태나, 유타, 버지니아, 웨스트버지니아와 D.C. 지역의 정식 인가를 받은 탁아시설 숫자는 절반 이상 줄어든다.    

주정부가 저마다 무상보조 프로그램 종료절차를 밟기 시작하면서 이미 우리는 보육시설 대량 학살의 전초전을 목격하고 있다.  

위스콘신주는 짧은 고지기간을 거친 후 지난 5월부터 보육원에 지급하는 월 지원금을 절반으로 줄였고, 프레드릭은 서둘러 시설 폐쇄를 결심했다. 그동안 그녀는 주 정부의 차일드 케어 카운트 프로그램을 통해 수령한 월 1만5,000달러의 연방 보조금을 주로 직원들의 봉급을 인상하고 보너스를 지급하는데 사용했지만 여전히 필요한 인력을 유지하는데 애를 먹었다. 프레드릭은 지원금이 모두 끊기면 주당 280달러인 영유아 등록비를 400달러로 올려야 간신히 수지를 맞출 수 있지만, 학부모들에게는 추가부담을 감당할만한 재정적 여력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결국 지난 6월 보육원의 문을 닫았다.      

위스콘신과 타지의 정치인들은 연방지원 중단으로 생긴 공백을 메울 것인지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한편 전국의 아동권리 보호론자들은 연방 의회를 상대로 새로운 버전의 차일드 케어 안정화 기금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공화당은 공중보건 위기상황이 사실상 끝났기 때문에 팬데믹 대응책의 일환으로 제공된 무상지원의 연장, 혹은 대체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아동 보육시스템이 무너질 경우 노동시장이 붕괴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철저히 외면한 셈이다.  

선거 캠페인을 통해 공개적으로 추가 자금지원을 지지했던 바이든 대통령조차 이 문제를 거론하길 꺼린다. 지난 수개월 동안 차일드 케어 전문가들과 일부 의원들이 임박한 보육시스템의 자금절벽 위기를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달 의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에는 이들에 대한 지원조항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것은 대단히 근시안적인 정책이다. 미국의 어린들은 성장과정에서 투자를 필요로 한다. 그들의 부모 역시 일을 계속하기 위해 도움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들에 대한 일관된 지원은 현재와 미래의 국가 경제에 큰 혜택을 안겨줄 현명한 투자다.   

<캐서린 램펠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캐서린 램펠은 주로 공공정책, 이민과 정치적인 이슈를 다루는 워싱턴포스트지의 오피니언 칼럼니스트이다. 자료에 기반한 저널리즘을 강조하는 램펠은 프린스턴대학을 졸업한 후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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