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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현장] 공원이 없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8-30 11:56:47

뉴스의 현장, 한형석 LA미주본사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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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을 꽤 좋아한다. 공원이란 자연환경의 보호나 여러 사람의 휴식 및 여가를 위해 국가, 지방단체나 민간에서 지정, 혹은 조성한 녹지공간을 말한다. 오늘날의 도시공원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부터였다. 산업화가 시작됨과 동시에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었고, 이렇게 변화하는 도시 속에서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주민들의 휴양을 위해 도시공원을 만들었다. 기술은 발전하고 도시는 더 많이 개발되고 있지만 주민 삶의 질 등 다양한 이유로 공원의 가치와 필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한인 밀집 지역인 LA 한인타운과 그 인근에는 공원이 부족하기로 유명하다. 더 심각한 점은 현존하는 공원 조차 주민들이 이용하길 꺼린다는 것이다. 무분별한 담배와 마리화나 흡연, 노숙자, 교통량이 많은 인접도로와 밀착돼 그대로 밀려들어오는 자동차 매연, 늘어난 노숙자, 범죄, 마약 등의 문제로 공원들은 본연의 목적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자녀를 데리고는 더이상 갈 수 없는 곳이 됐다.

대표적으로 한인타운 인근의 맥아더 공원을 꼽을 수 있다. 맥아더 공원은 LA 마약 거래의 온상으로 특히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확산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집단 마약 흡입소이기도 하다.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주변 지역의 치안과 거리 환경은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중독자들은 팬타닐을 사기 위해 주로 인근 지역에서 물건을 훔쳐 돈을 마련하고 있어 주변 상인들은 급증한 절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러한 사태를 지난 28일 주류언론인 데일리뉴스가 집중 조명해 보도하기도 했다. 이 지역을 관할하는 유니세스 에르난데스 시의원은 약물 남용, 펜타닐 사용과 거래 등을 고려할 때 맥아더 파크는 ‘대재앙의 현장’이라고 말했다. LA경찰(LAPD)은 이 곳에 경관이 투입되면 마약과 관련해 1시간 30분 안에 8명은 체포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맥아더 공원은 지난해 2월 22일 약 4개월간의 재단장을 위한 보수 공사를 거쳐 재개장한 바 있다. 그러나 다시 생겨난 노숙자와 증가한 펜타닐 및 마약 거래로 인해 그 전보다 환경이 더 악화됐다고 주민들은 평가하고 있다.

한인타운에는 ‘윌셔 잔디광장’이라고 불리는 리버티 공원이 있다. 그러나 이 곳 역시 좋은 환경이 아니다. 삼면이 도로로 둘러싸여 있는데 모두 교통량과 유동인구가 많아 상당한 매연과 흡연에 노출돼 있는 것은 물론, 약에 취한 노숙자들과 쓰레기로 인해 이용이 꺼려지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외의 한인타운 인근 공원들도 많이 가봤지만 만족할 만한 곳은 없었다. 무분별한 담배와 마리화나 흡연, 노숙자, 쓰레기 등을 직접 경험하고 다시는 가지 않으리라 다짐할 뿐이었다.

LA에서는 공원에서 범죄 발생도 적지 않다. LAPD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공원 및 플레이그라운드에서 818건의 범죄가 발생했다.  폭행 사건이 가장 많았고 절도나 강도도 적지 않았다. 올해 유형 별로 폭행 171건, 일반 절도 133건, 가중 폭행 118건, 차량내 물품 절도 95건, 강도 72건 등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공원 환경 및 치안 악화 문제는 노숙자, 마약 유통, 경찰력,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 등 다른 문제들과 얽혀 있어 해결이 쉽지 않아 더욱 안타까운 상황이다.

녹지가 매우 부족한 한인타운에는 또 다른 공원 조성 사업이 예정돼 있다. ‘피오피코 라이브러리 포켓 파크(Pio Pico Library Pocket Park)’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LA한인타운 한복판인 7가와 옥스포드 애비뉴에 위치한 ‘피오피코 도서관’ 주차장을 주민들을 위한 미니 공원으로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기존 지상 주차장 부지(약 2만6,000스퀘어피트)에 다목적 공공행사 공간, 놀이터, 그늘 쉼터, 피트니스 공간, 산책로, 벤치, 테이블 등이 있는 미니 공원을 조성하는 내용으로, 지상 주차장이 없어지는 대신 해당 부지 지하에 주차장을 새로 건설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그동안 코로나19 사태, 시의원 공석, 인건비와 자재비 상승 등의 요인으로 진행이 지지부진했었지만, 올해 다시 진전을 보이며 내달 초 착공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한인타운 상황으로 볼 때 특별한 관리 대책을 수립하지 않는다면 이 공원 역시 주민들이 이용하지 않는 공원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형석 LA미주본사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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