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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한 가족'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5-30 14:37:08

이 아침의 시, 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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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 -조은

 

곧 헐릴 집들의

불빛이 흘러나오는 언덕길

한 가족이 올라간다

두 아이가 엄마 손을 나눠 잡았다

공터엔 달맞이꽃을 감은 인동초

문짝 없는 냉장고

터줏대감처럼 앉은 호박

아이들의 책가방을 그러쥔 아빠가 쳐다보는

하늘에서 젖소 무늬 고양이 뛰어내린다

그 옆 베고니아 꽃대가 휘청거린다

점점 곧추서는 길에다

흐릿한 발자국을

씨앗처럼 넣으며 가는 그들의

그림자의 음영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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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을 앞둔 달동네 저녁 무렵이 사진처럼 선명하다. 비탈길 올라가는 젊은 내외와 아이들 모습뿐이랴. 인동초에 감긴 달맞이꽃이며, 빈집 상속 받은 고양이와, 심은 사람과 헤어진 호박넝쿨까지 포착하였다. 곧 사라질 터 무늬들이다. 추억의 장소들은 사라지고, 규격의 공간이 들어설 것이다. 저 가족들의 발자국 씨앗이 움틀 미래는 어디인가.   -반칠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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