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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침]  이쁜 남자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10-21 08:09:01

행복한 아침, 김정자(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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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자(시인·수필가)

 

산책길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정겨운 풍경이 있다. 유모차를 밀고 산책을 나선 젊은 부부 모습이 반갑고 이쁘다. 내 젊은 시절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는데. 부엌에서 아내를 도와주는 젊은 아빠들 모습도 예쁘다. 아기에게 이유식을 먹이는 아빠 모습은 한 폭의 수채화 같다. 가사와 육아는 모두 아내 몫으로 간주되었고, 아기가 태어나도 귀여워하거나 안아주는 일이 금기시 되어있었던 시절을 건너왔다. 자식을 부모보다 더 귀히 여기면 못나고 상스러운 사람으로 치부되는 풍조 탓에 우리집 할배는 부모님 눈을 피해가며 딸아이들을 안아주고 예뻐해주셨던 기억이 엊그제 같다. 

형제라 해도 딸은 가족 일원에서 열외로 제외되었고 교육 기회도 얻을 수 없는 한갖 일손에 불과했었다. 남성권위주의적인 사회 구조가 세월의 급물살을 타고 근대에 와서야 여권 신장이 거론되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지구상에는 억압받고 무시당하는 여성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앞에 격분할 만큼 마음이 상한다. 지배적 남성 권위의식이 와해되고 여권 평등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요원해 보이는데 세상이 변해가고 있다. 

하늘이라 우기며 살아가는 남자들이 남자이기를 배척하며 땅으로 치부되며 살아야 했던 하찮고 보잘것 없는 삶을 살아온 여자로 살아가겠다 한다. 아줌마도 아닌 중년 여인도 아닌 아이돌 그룹 멤버같은 예쁘장한 소녀로 살아가고 싶단다. 이러한 모습을 견지해야 세상을 편히 살 수 있다고 물정 모르는 소리들을 하고 있다.

요즘 젊은 남자아이들은 계집아이 같이 예쁜 모습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세정이라 화장하는 것에도 거리낌 없을 뿐 아니라 주변 시선에 아랑곳 않으며 떳떳하고 적극적이다. 자신감 없는 외모를 화장으로 조력받는 길을 택하겠다는데 어찌하랴. 제 좋아서 하는 일인데. 남자 여자는 태초부터 구별지어 태어난다. 남녀 구분은 생물학적으로 결정되거니와 관행적 풍습으로나 사회적 통상적 개념 따라 남자로, 여자로 자라오면서 성인에 이르는 삶을 살아간다. 남자로 여자로 구분 지을 수 있는 존재의 본질은 태도나 행동 역할, 성이란 영역 정체성일 것이다. 남자는 여자보다 힘이 센 존재로, 힘의 우위를 내세우며 자기주장이 여자보다 강한 존재로 군림한다. 남성 우월주의 부계 사회 역사가 그 실증을 제공해 준다.

하지만 지금, 현대라는 시대는 여자와 남자 역할이 모호해진지가 한참이다. 남자들 틈에서 목수일을 너끈히 해내는 처자도 있고, 나긋나긋한 남자 미용사가 등장했던 일도 꽤나 시간이 흐른 일이다. 계집애도 아닌 머슴애도 아닌 성의 경계가 붕괴되고 계집애 같은 머슴애가  되자고 부르짖는 시대가 어리둥절하다. 남자와 여자 역할이 다변화되어가고 있는 시대적 사소한 일쯤으로 넘겨버려도 되겠지만 이해하고 싶지 않은 분야이기도 하다. 남자 아이들 모습을 오목렌즈로 들여다 보는 것 같다. 남자의 본래 모습은 남성적 아름다움에 있는 것.

성장 홍역을 않느라 잠깐의 곁길을 걷게 된 일탈이었으면 좋으련만, 남성이 지닌 본래의 신체적 정서적 특성만은 손상시키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예쁜 남자로 살고 싶었던 젊은 날의 짧은 꿈으로 지나갔으면 싶다. 외형적으로나 내면적으로 남자다운 외모에 남자의 본분을 지켜내며 남성 특유의 인격과 가치관을 정립해가며 아름다운 가정을 꿈꾸었으면 한다.

때가 이르면 성숙한 여인으로 믿음직한 남자로 만나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고 가정을 꾸리고 행복한 사랑의 결실로 자녀를 선물로 받으며 가정이란 울타리를 가꾸며 살아가게 된다.

가족이 있다는 것, 갈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행복인지. 힘든 순간 의지할 수 있는 존재요, 힘들었던 순간 말없이 손을 잡아주는 가족이 있는 곳이 가정이다. 고무적인 풍경은 함께 유모차를 밀며 아내와 산책길에 나서는 것을 당연시하는 남편을 표준으로 삼는 사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계집애 같은 머슴애가 아빠가 되고 그런 아빠들이 늘어날수록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도 같다.

일찍이 가정의 중요성과 가정을 최우선으로 삼는 이쁜 남자일수록 자신의 일에 충실한 만큼 가정을 돌보는 일에도 소신껏 가사에 동참하는 현명함을 엿볼 수 있다. 가정이 하나가 되기 위해선 사랑으로 결집된 공동체로 탈바꿈해야 함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이 시대의 좋은 남자, 괜찮은 남자 구별법은 이쁜 짓 하는 남자이다. 지혜로운 이쁜 남자가 되어 주는 것이 남은 노정을 순탄하게 보낼 수 있는 지름길임을 인식하고 인정한 때문일 것이다. 

이쁜 남자들이 갈수록 양산되는 세상을 꿈꾸어 본다. 이미 많은 남자들이 지혜로운 길로 들어서고 있으매 세상에 하나 뿐인 서로의 길동무가 되어가는 길만 남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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