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위스콘신 등서 급증… 전문절도단도
미국에서 순항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기아가 일부 지역에서 차량절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 브랜드 자동차만 노리는 비행청소년 무리까지 나타났는데 당국은 제조사 문제로 보고 현대차·기아에 리콜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19일 폭스뉴스의 지역 방송사 폭스나인(FOX9)에 따르면 미네소타주 주도 세인트폴에서 현대차·기아 자동차를 노리는 차량 절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두 브랜드가 지역에서 차량 절도범들의 주요 목표가 된 것은 수치로 확인 가능하다.
세인트폴 경찰당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확인된 현대차 차량 절도 사건은 212건, 기아는 256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현대차 31건, 기아 18건) 대비 현대차의 경우 7배, 기아는 14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폭스나인과 인터뷰한 지역 경찰당국의 알렉스 그레이엄은 “우리는 하루에만 수차례씩이나 현대차·기아와 관련한 도난 사건을 접수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자동차 브랜드를 노리는 차량 절도범들의 행각은 미네소타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인트폴에 앞서 위스콘신주 밀워키 경찰당국은 지난해 자동차 도난 사건 중 현대차·기아 차량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해당 지역에서는 두 브랜드의 차량만 집중적으로 노리는 비행청소년을 일컫는 ‘기아보이즈’(kia boyz)라는 말까지 생겼다. 이들은 본인들이 알아낸 알람을 회피해 차량을 탈취하는 방법을 인터넷에 공유하는데 현대차·기아 자동차를 훔치는 것이 일종의 놀이로 인식되는 지경이다.
문제는 지역 경찰 당국이 현대차·기아에 차량 절도 사건의 책임을 돌리고 있다는 점이다. 두 브랜드 차량 일부 모델들은 절도 방지 보안장치인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미설치 돼있는데 이를 문제 삼은 것이다. 그레이엄은 폭스나인과 인터뷰에서 “이는 제조업체의 결함”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역 경찰당국은 나아가 현대차·기아에 보안 장치가 미설치돼 있는 모델들을 대상으로 리콜 조치를 요구하는 압박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와 기아도 해당 문제를 인식하고 대응에 나섰다. 신형 모델들을 대상으로 차량 도난방지 장치를 기본으로 설치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폭스뉴스에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차량 도난사건 증가에 유념하고 있다”며 “우리는 모든 신차에 기본으로 엔진 이모빌라이저를 장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아도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기아 차량은 연방 자동차 안전기준을 준수한다”며 “2022년부터 모든 모델에 표준으로 엔진 이모빌라이저를 장착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