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축산 농가 피해
육류가공업체만 이익
팬데믹 이후 소고기 가격이 30%까지 치솟았다.
2019년 이후 척로스트 가격은 파운드 당 6.8달러로 거의 29%가 올랐으며, 그라운드 비프는 4.68달러/LB로 23%, 등심 스테이크는 10.59달러/LB로 30%가 각각 상승했다고 농무부(DA)가 밝혔다.
정육업계는 시장의 힘이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축산 농가, 소매업체, 소비자들은 육류가공업체의 기록적인 이윤 증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연방 의회는 소고기 가격이 급격히 인상된 원인을 밝히기 위한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다.
북미육류협회(NAMI)는 코로나19로 인해 육류가공업체가 직원들에게 개인보호장비를 제공하고 공장에 보호 설비를 하는 등의 비용 지출로 인해 가격이 인상됐다고 밝혔다. 팬데믹으로 인해 도축장이 문을 닫거나 운영이 지연되면서 생산이 감소했으며, 트럭운전사 부족으로 운송비용이 증가했다. 가금류 가공업체와 마찬가지로 육류가공업체도 직원 고용을 위해서 임금을 인상했다. 동시에 미국과 국제 육류 바이어들의 수요는 증가했다.
현재 국내 정육 산업은 4대 육류가공업체인 타이슨푸드, 카길, JBS, 내셔널비프패킹이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타이슨푸드의 3분기 실적에 따르면 2021년 9월까지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대비 24억달러 증가했다.
정육 가격 인상으로 육류가공업체들은 이윤이 증가했으나 축산 농가의 수익은 증가하지 않았다. 조지아 플로이드 카운티 축산 농가에서 사육된 소는 최근 경매에서 파운드 당 1.4달러로 판매됐으며 10센트도 오르지 않았다.
미국의 정육 산업은 통합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조지아에서 사육된 대부분의 소들은 패트닝(Fattening)을 위해서 중서부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몸무게를 늘리기 위해서 사육된 후 대부분 중서부에 위치한 4대 육류가공업체에 판매된다.
이러한 통합 시스템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어번대학의 경제학자 웬디엄 새웨고 교수는 “통합 시스템을 통해 생산 비용이 낮춰지는 장점이 있지만 가공업체들이 시장 지배력을 갖게 되면서 감소된 비용이 모두 소비자에게로 전달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백악관과 연방하원도 소고기 가격을 주시하고 있다. 농업위원회 및 사법위원회는 청문회를 열고 가격 책정 과정과 육류가공업체와 축산 농가와의 거래 관계 등을 투명하게 밝힐 예정이다.
지난 9월 8일 조 바이든 행정부는 “독점금지법을 시행하여 육류가공업체들의 경쟁을 촉진하며 팬데믹 중 소비자와 축산 농가에 피해를 입히는 빅 육류가공업체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소고기를 구매하며 수요를 유지하고 있어서 적어도 2022년까지는 계속 높은 가격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선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