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처럼 정론지와 찌라시의 차이는 무엇일까. 우선 부끄럽게도 찌라시와의 차이점을 보여주는 정론지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정론지는 사실과 객관에 기초한 정보전달을 위주로 기사에 대한 판단은 독자에 맡긴다. 하지만 찌라시는 자극적인 기사와 확대 재생산된 내용으로 기자의 주관과 감정이 실린 폭로성 기사를 다룬다.
지난 주말 2021 애틀랜타 코리안페스티벌이 전야제 포함 사흘 동안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개최됐다.
한인회장의 리더십 부족으로 한인회의 임원진이 붕괴되고 자원봉사자 역시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보니 예년의 화려하고 풍성했던 축제로 치러지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또 한인 동포들의 재능과 끼가 많이 발휘되지 못하고 한국에서 초대된 걸그룹, 한복 패션쇼 모델, 그리고 몇몇 연예인이 그나마 축제의 체면을 살려준 측면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더 나아가 패션쇼 참가를 위해 한국에서 온 18명의 일정 동선관리가 잘 안돼 초대손님들이 제때 식사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불만이 제기된 것도 사실이다.
필자는 24일 전야제 시작 1시간 전부터 전야제, 뒷풀이까지 참석하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 1시였다. 이튿날도 오전11시 개막식에 맞춰 하루 종일 축제의 현장에서 취재했고, 걸그룹 개스 사우스 시어터 공연과 타주에서 온 손님들과 식사를 마치고 심야에 귀가해야 했다. 마지막 날에도 오후에 월요일자 신문 편집을 마친 후 5시 이후부터 한인회관에 가 축제의 마지막 순간을 취재했다.
그리고 아침부터 패션쇼 참가 모델들이 차가 없어 배를 곯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숙소로 달려가 식당으로 인도한 후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애틀랜타에 오래 살아온 사람으로 송구하다는 사죄의 말씀을 전했다.
올해 코리안페스티벌은 계획했던 일부가 취소됐거나 축소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전야제와 일부 프로그램은 열기 속에 진행된 것도 사실이다. 부족했지만 일부 희망적인 모습도 보여 ‘절반의 성공’이란 표현을 썼다.
그런데 모 인터넷 매체는 본지의 ‘절반의 성공’이라는 제목을 마치 광고비 때문이라고 단정하고 축제 전체가 완전히 망가졌다며 시니어 패션모델들의 불만을 집중해서 보도했다. 이 인터넷 매체의 ‘기자의 눈’을 보고나서 든 생각은 왜 찌라시의 그것과 같은 찜찜한 느낌이 남을까. 광고료 때문에 자신을 제외한 모든 동료 언론인이 비판 기사를 쓰지 못한다는 생각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대안이 없는 비판, 해결이 없는 대립, 객관이 없는 고발 적시가 모 인터넷 매체의 한계라는 생각을 감출 수 없다. 축제에 와 30분도 머물지 않았던 기자의 눈에 비친 왜곡된 정보로 모두 다 본 것인양 떠드는 것도 문제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 온 손님들을 실망시켜 드리기 않기 위해 적게는 수 백달러에서 수 천달러에 이르는 식사비와 경비 지출을 아끼지 않은 홍승원, 이홍기, 유진철, 최병일, 김백규, 이경철 등 한인사회의 숨은 헌신자들도 실례를 무릅쓰고 이 글을 통해 밝힌다.
한국일보 창립자인 백상(百想) 장기영 선생이 사시로 내세웠던 ‘춘추필법의 정신’ ‘정정당당한 보도’ ‘불편부당의 자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급속한 변화의 시대일수록 더욱 더 기본으로 돌아가 정론지를 지향해야 한다. 박요셉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