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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이미 취소된 ‘올림픽 장외종목’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6-10 10:10:30

뉴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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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은 단순히 국가들이 메달을 놓고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는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선수들과 관람객들이 한데 어울리며 친구가 되는 평화와 화합의 축제이다. 그래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4년마다 열리는 지구촌 최대의 축제인 올림픽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이다.

 

올림픽 기간 중 팬들 사이에 재미있고 짜릿한 민간 교류의 장으로 큰 사랑을 받아온 문화가 있다. ‘핀 트레이딩’(pin trading)이 그것이다. 전 세계의 핀 수집가들은 올림픽 기간이 되면 개최지에 모여 갖고 싶었던 핀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핀 트레이딩이 날로 폭발적 인기를 모으게 되면서 ‘올림픽 장외 종목’ 혹은 ‘비공식 종목’이라 부를 정도가 됐다.

 

올림픽 핀의 역사는 길다. 첫 아테네 대회에서 심판과 선수 등을 구분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효시였다, 그러다 소장욕구에 따른 수요가 점차 늘어나자 대중을 상대로 한 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갖고 있는 핀을 다른 핀들과 교환하는 트레이딩 문화가 생겨났다.

 

‘핀 트레이딩’이 올림픽 장외종목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된 계기는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처음 문을 연 코카콜라의 ‘핀 트레이딩 센터’였다. 트레이딩 센터가 문을 열자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이후 이 센터는 전 세계의 열정적인 트레이더들과 함께 올림픽 핀 트레이딩 문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해왔다.

 

올림픽이 열리면 전 세계에서 수많은 트레이더들이 몰려든다. 이들은 트레이딩 센터 안에서 혹은 거리에서 다른 트레이더들을 만나 서로의 필요에 따라 즉석에서 핀을 교환한다. 핀 트레이딩을 위해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올림픽을 찾는 열성적인 수집가들도 상당수이다.

 

올림픽 핀을 발행하는 주체들은 국가올림픽위원회와 조직위원회 그리고 올림픽 스폰서 기업 등 다양하다. 당연히 핀이라고 다 같은 가치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디자인의 독특함이나 희소성 등에 따라 가치가 크게 달라진다. 여기에도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작용하는 것이다.

 

상업적 이익을 위해 핀을 수집하는 사람들도 물론 있다. 이베이에는 현재 약 8만 개에 달하는 올림픽 핀 리스팅이 올라와 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지난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소량의 핀만을 발행했다. 그러자 트레이딩 광풍이 뒤따랐다. 단 며칠 사이에 4만 달러를 번 사람들도 있었다. 마치 네덜란드의 튤립 광풍을 연상시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7월 열릴 예정인 도쿄 올림픽의 분위기는 완전히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핀에 열광하는 방문객들을 위해 600종의 공식 핀을 제작했다. 그리고 도쿄 주변에 12개의 기념품 상점을 개설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상황으로 볼 때 올림픽 핀 트레이딩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무엇보다 안전을 위해 무관중 혹은 일본 관중만 입장한 가운데 치러지게 되면 일본을 찾을 큰 이유가 없어져버린다. 더 중요한 것은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방침이다. 위원회 지침서는 올림픽 참가자들의 다른 사람과의 신체 접촉을 최소화하고 밀폐 공간에서의 접촉을 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핀 트레이딩은 서로 얼굴을 맞대고 만나 대화를 나눠야 하는 등 어느 정도 신체적 접촉이 불가피한 행위이다.

 

골수 수집가들에게는 슬픈 일이겠지만 핀 트레이딩이라는 ‘올림픽 장외종목’은 열릴 수 없게 됐다. 올림픽의 취지를 생각해볼 때 핀 트레이딩이 사라진 올림픽은 완전해 보이지 않는다. 도쿄 올림픽이 IOC와 일본정부의 고집대로 다음 달 개최될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열리더라도 이래저래 김빠진 반쪽 올림픽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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