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신명기Deuteronomy 6:4-5
1. 태고(太古)와 현하(現下), 그리고 영원불변의 현상
인류의 역사는 시공간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세 가지 현상과 마주합니다. 창조의 아침에 펼쳐진 ‘태고(太古)적 현상’, 우리가 오늘 숨 쉬며 부딪히는 고단하고 분주한 ‘현하(現下)의 현상’, 그리고 인간의 역사를 넘어 우주를 통치하시는 ‘영원불변(永遠不變)의 현상’입니다.
신명기 6장 4-5절, ‘셰마(Shema!, 들으라!)’의 선포는 태고로부터 영원까지 이어지는 하나님의 통치가 바로 지금, 우리의 현하의 삶 한복판으로 들이닥치는 하나님 나라의 거룩한 서막(Prologue)입니다.
2. 어둠 속의 배태(胚胎)와 ‘형상(Image): 아들의 법칙’
윤동주 시인은 그의 시 <별똥 떨어진 데>에서 인간 존재의 서글픈 한계와 방황을 이렇게 나지막이 고백합니다.
“밤이다. 나는 이 어둠에서 배태(胚胎)되고, 이 어둠에서 생장하여서 아직도 이 어둠 속에 그대로 생존하나 보다.... 어디로 가야 하느냐 동이 어디냐 서가 어디냐 남이 어디냐 아차 저 별이 번쩍 흐른다. 별똥 떨어진 데가 내가 갈 곳인가 보다. 하면 별똥아! 꼭 떨어져야 할 곳에 떨어져야 한다.”
‘아이 괸 배(胚)’와 ‘태아 태(胎)’가 합쳐진 배태(胚胎)는, 아무런 빛도 없는 어둠의 시초 속에서 생명의 씨앗이 싹터 형성되는 깊은 모태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우리가 사는 현하의 세상은 칠흑 같은 어둠입니다. 그 어둠 속에서 배태되어 동서남북을 분간할 수 없어 갈팡질팡하는 인간은, 넓고 아득한 우주 속에서 찰나처럼 번쩍이다 사라지는 ‘별똥’과 같은 존재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의 서막이 열리는 거룩한 스파크는 바로 이 <찰나>같은 별똥의 순간, 어둠 속에서 방황하던 그 존재 위에 일어납니다. 흙 먼지에 불과한 인간을 향해 하나님은 “너는 내 형상(Image)이요, 내 아들이다”라는 초월적 선언을 던지십니다. 윤동주의 일갈(一喝)처럼 찰나를 사는 별똥 같은 존재이지만, 그 속에 심겨진 ‘아들의 법칙(Law of Sonship)’을 깨닫는 순간, 인간은 어둠의 부산물이 아니라 하늘 아버지를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사랑하는” <존귀한 왕권의 자녀>로 반전됩니다.
3. ‘별똥 떨어진 데’를 향한 지표: ‘영광(Glory), 말씀의 특별계시’
방황하는 시인은 묻습니다. "어디로 가야 하느냐... 별똥 떨어진 데가 내가 갈 곳인가 보다." 인생의 길목에서 갈 바를 알지 못해 헤매일 때, 어디가 내가 떨어져 멈춰서야 할 은혜의 거점이겠습니까?
하나님은 어둠 속의 별똥 같은 우리에게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적 계시이자, 하나님 임재의 정수인 ‘영광(Glory)’을 드러내십니다. 그 영광의 핵심은 다름 아닌 ‘말씀의 특별계시’입니다.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어둠 속에서 배태(胚胎) 되어 갈 길 몰라 헤매던 별똥이 멈춰 서야 할 가장 확실한 좌표, 즉 ‘별똥 떨어진 데’는 바로 선포되는 하나님의 말씀이 임재하는 장소입니다. 캄캄한 밤하늘을 가르는 말씀의 빛이 꽂히는 그곳이 바로 우리가 거해야 할 만세반석이며, 하나님 나라의 통치가 임하는 거룩한 제단입니다.
4. 찰나의 삶을 영원으로 엮어내며
우리는 ‘태고(太古)’와 ‘영원(永遠)’이라는 아득한 신비 사이에서, '현하(現下)'라는 찰나의 어둠을 지나는 <별똥들>입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스펙트럼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을 입은 '아들'들이며, 그분의 '특별계시인 말씀'을 이정표 삼아 걸어가는 하나님 나라의 주인공들입니다.
"별똥아! 꼭 떨어져야 할 곳에 떨어져야 한다."
오늘도 어디로 가야 할지 갈팡질팡하는 세상을 향해, 우리는 말씀의 영광이 떨어진 그 거룩한 제단 위에 우리의 삶을 놓아드려야 합니다. 그곳에서 비로소 어둠은 물러가고, 영원불변한 하나님 나라의 위대한 서막이 <우리 삶의 현장(Sitz im Leben)> 위에 빛나게 될 것입니다.
[결단의 기도]
창조주 하나님,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시고, 흙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아들을 빚으신 그 섭리를 깨달아 알게 해주심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별똥 떨어진 데>를 따라가는 시인의 결단처럼, 동서남북을 구분하지 못하여 세월허송을 밥 먹듯이 하는 연약한 저희를 하나님의 임재를 눈으로 보고 영으로 알게 하시며 육신으로 살아가게 하시는 말씀이 오늘도 저희들을 향하여 “들으라!”고 역사하심을 진심으로 믿고 확신합니다.
말씀이 서라 하는 곳에 서게 하시고, 말씀이 가라 하는 곳에 가는 삶이 진정으로 참 별똥별인 줄 믿습니다.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오직 하나님의 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니라”고 오늘도 우리 가운데 임재하시는 오직 예수님의 사람, 예수님의 참제자가 되게 하옵소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 되신 구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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