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Listen to the Waves of Creation! (로마서 Romans 11:36)
시인 윤동주는 시 <바다>에서 이렇게 노래합니다.
"실어다 뿌리는 / 바람조차 시원타.
솔나무 가지마다 새춤히 / 고개를 돌리어 뻐들어지고,
밀치고 / 밀치운다. / 이랑을 넘는 물결은 / 폭포처럼 피어오른다.
해변에 아이들이 모인다. / 찰찰 손을 씻고 구보로.
바다는 자꾸 섧어진다. / 갈매기의 노래에......
돌아다보고 돌아다보고 / 돌아가는 오늘의 바다여!"
가을의 길목에서 윤동주가 그려낸 소나무와 바다의 풍경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영혼에 깊은 울림을 던집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신앙인이 영혼의 기복과 이유 없는 조울증, 영적 침체에 시달립니다. 원인은 명확합니다. 현실이라는 렌즈를 지나치게 '크로즈업(Close-up)'하여 나 자신과 내 문제만을 확대해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라는 작은 존재에 지나치게 몰입할 때, 조그마한 성공에 자만하고 작은 시련에 쉽게 절망합니다. '자아'라는 감옥에 갇혀, 만유의 주이신 하나님을 향한 시선은 무관심으로 둔감해집니다.
그러나 이 가을, 시인의 눈과 선지자의 귀를 가질 때 세상은 전혀 다르게 다가옵니다. 시인 윤동주는 소나무 가지를 흔드는 가을바람에서 거대한 바다의 파도를 끌어내고, 섧게 울어대는 갈매기의 비가(悲歌) 속에서 해변에 모여 손을 씻는 아이들의 순수한 몸짓을 바라보았습니다. 아일랜드의 극작가 J. M. 싱(J. M. Synge) 역시 <바다로 간 기수들>에서 바다라는 비극적 운명 앞에 탄식하면서도, 자아의 비극을 넘어 피조물의 안식과 거룩한 수용으로 나아갔습니다.
이들이 포착한 바다는 단순한 자연이 아닙니다. 창세기 2장 1절이 선언하듯 천지와 만물은 하나님의 완벽한 질서 아래 이루어졌으며, 느헤미야 9장 6절의 고백처럼 주님은 하늘과 땅, 거대한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지으시고 지금 이 순간에도 친히 '보존'하고 계십니다.
소나무를 흔드는 바람 소리, 쉼 없이 밀쳐오는 파도 소리는 "네 작은 문제에 갇혀 있지 말고, 우주와 역사를 지금도 운행하는 나를 바라보라"는 창조주의 우렁찬 음성입니다. 해변에서 손을 씻고 달리는 아이들의 작은 몸짓 하나에도 만물을 소생시키시는 하나님의 구속사적 신실함(Hesed)이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이제 '나'라는 자아의 확대기를 꺼야 합니다. 영혼을 병들게 하는 영적 침전과 깊은 잠에서 깨어나야 할 때입니다.
"이는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롬 11:36)
로마서의 이 웅장한 송영과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요 8:32) 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음성이 내 영혼을 관통할 때, 나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낳은 영혼의 기복은 마침내 종식됩니다. 거대한 파도가 묵은 해변의 오물을 일순간에 쓸어버리듯, 하나님의 우렁찬 창조와 구속의 능력은 우리의 이전 모습을 지나가게 하고 새로운 비전의 미래를 열어줍니다. 이 가을, 나를 내려놓고 진리이신 그분의 음성에 귀 기울일 때, 우리는 비로소 참된 자유함으로 깨어나는 '시대의 파수꾼'이 될 것입니다.
[결단의 기도]
내 영혼의 깊은 곳에 역사하시는 창조주 하나님, 오늘 영혼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이 지으신 바다가 스스로 돌아다보고 돌아가는 거대한 파도의 몸짓을 보면서, 나 자신에게만 푹 빠져 영혼의 깊은 잠에 빠져 있었던 무관심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파도가 바다를 깨우듯,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님의 강한 음성이 우리 영혼을 깨워 주옵소서. 진리를 알라 하신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여, 진리가 우리 영혼을 자유케 하는 믿음의 깊은 경지에 이르게 하옵소서. 창조의 하나님, 구원의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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