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태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는
질마재 몰랭이
그 어디쯤 해서
옹달샘이고 싶다
미침 바람이 불어싸도
물결이 일지 않는
그저 조용하기만
다만
한자락 바람이 쉬어가고
밤이면 몇 개 별이 적시는
옹달샘이고 싶다
그거 뭐 어렵겠는가
진종일 숲속에서 지저귀다가
목이나 축이는 산새들
문명에 쫓기어 작은 짐승 몇 마리 머물다 가는
그런 옹달샘이고 싶다
*질마재 몰랭이: 고창 질마재 고개의 산마루(산봉우리)를 뜻하는 구수한 남도 방언입니다.
*미침 바람이 불어싸도: 미친 듯이 거센 바람이 마구 불어닥쳐도 요동하지 않고 고요하고픈 시인의 담담한 심경이 묻어납니다.
-----------------------------------------------------------
서정태 (徐廷泰, 1923~2020)
-신분: 시인, 전직 언론인 (호: 又下·우하)
-가족: 미당(未堂) 서정주 시인의 친동생 (8살 터울)
-고향: 전북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
-주요 이력:
1946년부터 약 30년간 기자로 활동
은퇴 후 창작에 전념, 시집 《비가 오려는가》(1986), 《그냥 덮어둘 일이지》(2013) 출간
말년에는 고향 고창에서 ‘미당시문학관’ 명예관장(지킴이)으로 활동
2020년 향년 97세로 별세







![[삶과 생각] 독서의 계절 가을](/image/297017/75_75.web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