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총영사 출신 이기철 재외동포청장
“재외동포 사회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손톱 밑 가시를 빼주는 재외동포청을 만들어가겠습니다.” 750만 재외동포들을 모두 아우르는 구심점으로 지난 한국시간 5일 공식 출범한 재외동포청의 이기철 초대 청장이 이날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문턱 낮은 재외동포청이 돼 많은 분의 의견을 듣겠다”며 재외동포와 소통 강화 의지를 드러냈다. LA 총영사 출신으로 남가주 한인사회의 큰 기대를 안고 초대 재외동포청장으로 부임한 이기철 청장은“동포들을 위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역할을 하겠다. 과거에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새로 하는 일에 주저하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특히 미주 한인사회의 숙원인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점 해결을 포함해 차세대 한인 교육 및 원스톱 민원서비스 시행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기철 청장과의 서면 인터뷰 일문일답.
-초대 재외동포청장으로 임명된 소감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며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재외동포청 설치는 수십년간 재외동포사회의 염원이었고,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사항이었다. 5일 대통령님께서 동포청 출범식에 참석하셔서 직접 임명장과 현판을 전달해 주시면서 격려말씀까지 해주셔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재외동포청 신설의 의미와 중요성은
▲가장 중요한 것은 재외동포청 설립으로 동포사회의 높아진 기대, 세대교체 등 정책환경 변화에 종합적·체계적이며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과거 재외동포재단은 재외동포 사업 기능만 가진 반면, 재외동포청은 정책 수립과 사업 시행 기능을 모두 가진 것이 차이점이다. 여러 부처에 분절된 재외동포 관련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등 좀더 적극적으로 재외동포의 편의와 권익을 위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된 것도 중요하다.
-초대 청장으로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 과제는
▲정책의 우선순위는 전 세계 동포사회, 국내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한 후 결정하고자 한다. 다만, 선천적 복수국적 제도 문제, 차세대 동포교육, 원스톱 민원서비스 체제 시행뿐 아니라 소외되거나 특수상황에 계시는 각 지역의 동포 분들을 따뜻하게 보듬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선천적 복수국적과 관련된 제반 문제는 재미 동포사회의 오랜 숙원임을 잘 알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할 것이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을 거쳐 재외동포청장으로 복귀했다. 외교관일 때와 달라진 점은
▲공관장을 할 때는 그 업무 범위가 지역에 국한된 것이라면, 재외동포청장은 전 세계 동포업무를 총괄하게 된 점이다. 사실 재외동포영사대사 및 LA 총영사 재직기간 중에도 재외동포 업무를 하였지만, 이제 재외동포청이 발족한 만큼 더욱 광범위하게 재외동포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드리고 손톱 밑 가시를 빼드릴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LA 총영사 출신으로 초대 재외동포청장이 돼 남가주 한인사회의 기대가 크다
▲남가주 동포 여러분들의 저에 대한 신뢰와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정년퇴직을 한 후에 다시 정무직 공직으로 돌아오는 공무원은 정말 극소수이기 때문에 LA 총영사 시절 마지막 공직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했는데 이렇게 재외동포 업무를 다시 맡게 될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
-LA 총영사 재직 시절 가장 기억나는 일은
▲2016년 9월30일 서류미비 국민들에 대한 총영사관 신분증이 발급되는 날이 보람이 컸던 날이었다. 이와 관련해서 기억나는 것이 있다. 제가 부임한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 한인타운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는데 초로의 동포분이 제게 신임 총영사냐고 다짜고짜 항의를 하셨다. 서류미비 동포분들이 가주 운전면허증 발급에 필요한 총영사관 신분증 발급에 있어 총영사관의 태도가 미온적이라고 신랄하게 비판을 받았다. 그때는 초면인 분으로부터 그런 비판을 받아 좀 놀랐지만, 사실 그분은 제가 총영사관 신분증 발급 문제를 최우선 순위로 놓게 한 참으로 고마운 분으로, 지금도 그분과의 첫 번째 만남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주 한인사회에 하고 싶은 말은
▲미주 한인사회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한인사회이고 가장 성공적인 한인사회다. 미주 한인사회가 건강한 발전을 계속하여 전 세계 동포사회의 모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김종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