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뉴질랜드에서 일어난 '가방 속 어린이 시신 사건'과 관련, 살인 혐의를 받는 40대 한인 여성이 자신의 신원이 공개되면 신변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8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이 여성(42)은 이날 오전(현지시간) 오클랜드 고등법원에서 열린 신원 공개 판결에 대한 항소심에서 변호사를 통해 자신의 신원은 계속해서 공개돼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크리스 윌킨슨-스미스 변호사는 3인의 판사로 구성된 합의부에 여성의 신원을 공개하면 극단적인 고통을 야기하거나 안전을 위태롭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재판과 병원 진단에 임하는 여성의 능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개러스 케이즈 검사와 신원 공개를 요구하고 있는 뉴질랜드미디어엔터테인먼트(NZME)의 타니아 고틀리 변호사는 신상 공개가 여성의 안전을 위험하게 만들 것이라는 주장에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을 하지 않았다.
매체들은 사건 직후에 내려진 신원 비공개 명령 때문에 이날 심리의 많은 부분이 보도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여성은 지난 3월 자신의 신원 비공개 요청을 법원이 더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결하자 항소했다.
여성은 지난해 9월 한국에서 살인 혐의로 체포됐을 때부터 여러 차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바 있다.
특히 지난 3일 오클랜드 고등법원에서 열린 행정 심리에서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나의 결백을 입증할 것"이라고 퇴정하는 판사를 향해 소리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오클랜드 남부 지역 창고에 보관됐던 가방 속에서 5세에서 10세 사이 어린이 시신 2구가 발견되자 뉴질랜드 경찰은 어린이들의 생모인 여성을 살인 용의자로 지목했다.
뉴질랜드에 이민을 가 시민권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진 이 여성은 지난 2018년 하반기부터 한국에 입국해 체류해오다 한국 경찰에 체포돼 뉴질랜드로 송환됐으며 뉴질랜드 입국과 동시에 수감됐다.
여성의 살인 혐의에 대한 재판은 내년 4월 오클랜드 고등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