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긴축 장기화 우려에 아시아 통화 모두 약세로
미국의 인플레 수준이 긴축 장기화 우려를 높이면서 한국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돌파하며 다시 1,280원대로 올라섰다.
15일(이하 한국시간)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2.8원 오른 달러당 1,282.2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전날보다 3.6원 높은 1,273.0원에 개장한 뒤 장중 1,284.8원까지 오르면서 지난 1월4일 기록한 연고점인 1,280.9원(고가 기준)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23일 장중 고점(1,29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어 16일 오전 개장 직후 전날 종가보다 오른 1,283.0원으로 시작한 뒤 소폭의 오름세를 유지하며 1,283.75원에 거래 중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기대보다 느려졌다는 평가 속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가 커지며 위험 선호 심리가 위축됐다. 이에 위험 회피 심리가 고조되며 원화를 비롯한 위안화와 엔화 등 아시아 통화가 모두 약세를 보였다.
외환 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 다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작년 연말과 올해 연초에는 미국 연준이 하반기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 속에 환율이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는데, 최근 이런 기대가 망가졌다”면서 “연준 통화 정책에 대한 부담 속에 아시아 통화의 약세 압력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민 연구원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환율 상단을 1,300원까지 열어두고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