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인플레 쇼크에 연말 1,450원까지 전망
미국의 물가 급등 충격에 원/달러 환율이 한국시간 14일 13년 5개월 만에 1,390원 선을 돌파했다.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 등으로 당분간 ‘킹달러’(달러 초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문가들은 환율이 연말께 1,45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7.3원 오른 달러당 1,390.9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30일(종가 1,391.5원) 이후 최고치다. 환율이 1,390원을 넘어 선 것도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장중 1,395.5원까지 치솟아 2009년 3월31일(고가 기준 1,422.0원) 이후 13년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시간 15일 오전에도 원/달러 환율이 1,390원대 초중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15분 현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3.8원 오른 달러당 1,394.7원이다.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1원 오른 1,391.0원에 출발한 뒤 장 초반 1,391.0∼1,395.1원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이처럼 환율이 오른 것은 지난 13일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기 때문이다. 물가가 정점을 통과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꺾이면서 연준이 강도 높은 긴축을 이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시장에서는 다음 주 20∼21일 열리는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100bp(1.0%포인트)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급부상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문가들은 다음 주 9월 FOMC를 앞두고 환율이 1,400원 선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이 1,395원대까지 올라간 것을 고려하면 1,400원대 진입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서정훈 하나은행 연구원은 “미국 물가 충격이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달러 강세를 유발할 것”이라며 “초단기적으로 9월 FOMC까지 1,400원대를 터치할 가능성은 열어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연말 이후로도 매파적 성향을 나타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시장 분위기로는 9월 FOMC에 따라 1,430∼1,450원 터치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밝혔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