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만나 교회 김병삼 목사 인터뷰
“팬데믹만 끝나면 다 될 줄 알았는데…” 요즘 목사의 입에서 이런 푸념이 자주 나온다. 지독했던 팬데믹이 끝나기만 하면 헤어졌던 교인이 돌아올 거라고 믿었지만 아직도 얼굴이 보이지 않는 교인에 목사는 애만 태우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팬데믹을 지나는 동안 목회 환경이 180도 바뀌어 ‘목회가 예전 같지 않다’라며 앞으로의 목회 활동을 걱정하는 목사도 많아졌다. 전에 겪어보지 못한 이런 현실이 찾아올 거라고 마치 예측이라도 했듯 한국 분당 만나 교회(담임 목사 김병삼)는 이미 13년 전 미디어 교회라는 당시로서는 생소한 개념의 목회를 선보였다. 처음에는 내외부 교인의 반발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팬데믹이 가져온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미디어 교회가 살아남는 것을 보고 ‘미디어 교회가 미래’라는 것을 이제 부인할 수 없게 됐다.
만나 교회 김병삼 담임 목사는 최근 미주복음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로 나태해진 신앙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미래 목회를 준비하는 계기로 삼자는 조언을 목회자들과 나눴다. 그러면서 뉴노멀 시대를 대비해 오프라인 교회와 온라인 교회의 적절한 균형점인 ‘올라인’ 교회에 관한 연구와 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가 최근 가진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다.
▲ 온라인 예배, ‘돌아오지 않는 교인 찾아가는 서비스’
2년 반이 넘는 팬데믹을 지나며 예배자의 자세를 잃어버린 현실이 안타깝다. 이전 교인 100%가 돌아오지 않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교회와 목사가 많다. 엔데믹으로 접어들면서 온라인 예배를 중단하고 오프라인 예배에 집중하는 교회가 다시 늘고 있다. 하지만 돌아오지 않는 교인을 배려해 온라인 예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2년간 온라인 예배와 성경 공부 출석률과 집중도가 매우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편의주의에 머무는 온라인 예배는 경계해야 한다. 온라인 예배 출석률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온라인 예배를 통해 믿음이 자라면 오프라인 예배 자리로 다시 돌아올 것이란 확신이 중요하다. 예수님은 교회가 아닌 하나님의 마음에 근거한 예배를 드리기를 원하셨다. 예배 장소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는지를 물으시는 것이다.
▲ ‘목양 관계’ 좋은 교회 팬데믹에도 살아남아
온라인 예배가 잘 갖춰진 큰 교회로 옮겨가는 교인 때문에 일종의 패배 의식을 갖게 된 작은 교회도 많다. 교인이 ‘오고 안 오고’와 같은 현상적인 문제보다 코로나가 교회에 가져온 본질적인 문제를 봤으면 한다.
패배 의식이나 비난보다는 교회의 현재를 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코로나로 교회가 겪은 어려움을 측정하는 기준 중 하나가 헌금이다. 큰 교회, 작은 교회 상관없이 헌금이 준 교회도 있고 오히려 늘어난 교회도 있다. 이는 교회 규모나 온라인 예배가 원인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교회 내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관계에 문제가 있던 교회는 코로나가 교회를 옮기게 한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반대로 좋은 목양의 관계가 갖춰진 교회는 팬데믹 기간 중 헌금이 줄지 않았다. 목자와 양과의 관계, 공동체 관계를 잘 점검하고 회복할 수 있는 교회는 어떤 어려움이 와도 건강하게 유지된다.
작은 교회가 큰 교회처럼 미디어 장비를 완벽하게 갖추고 온라인 예배를 드리기 쉽지 않다. 작은 교회든 큰 교회든 교인들은 평균 다른 2~3개 교회의 설교 말씀을 듣는다. 다른 교회 설교 말씀이 좋다고 교회를 쉽게 옮기지 않는다. 온라인 예배가 부족한 교회는 교인들이 영적으로 만족할 수 있도록 좋은 설교와 성경 공부 링크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신 교회 내 좋은 관계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 온라인 예배 준비에 유튜브 트렌드 참고
지난번 세미나에 참석한 목사들이 코로나 이후 예배와 설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코로나는 교회가 앞으로 전 세계에 일어날 변화를 앞당겨 경험하게 된 계기다. 온라인 예배와 같은 새로운 환경은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필연적으로 찾아올 현상이었지만 코로나가 그 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대면 예배를 드릴 수 없는 불가항력적 상황에서 유튜브 등을 통한 온라인 예배를 맛보게 됐다.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 기존의 설교 형태와 방법을 어떻게 전환할 것인가를 고민하려면 유튜브 트렌드 참고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유튜브 시청자들은 귀에 거슬리는 음향은 멀리하고 ‘쇼츠’와 같은 길이가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온라인 예배와 설교를 준비할 때 시청자들이 집중할 수 있도록 음향과 설교 길이 등을 적절히 안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