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도시 남자' 이미지가 강한 배우 이서진이 민머리, 그것도 짠한 마음이 절로 들게 하는 코믹 캐릭터로 파격 변신했다.
이서진은 18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티빙의 오리지널 시트콤 '내과 박원장'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재미' 때문에 선택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는 "작품을 하면서 이렇게 웃다가 NG를 많이 낸 적은 처음"이라며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올 때가 많았다"고 전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내과 박원장'은 돈을 많이 버는 의사를 꿈꿨지만, 손님 없는 진료실에서 의술과 상술 사이를 고민하는 초보 개원의의 생존기를 그린다.
이서진은 돈 많은 명의가 꿈인 초보 내과 개원의이자 평범한 가장인 박원장 역을 맡아 데뷔 23년 만에 처음으로 코믹 연기에 도전한다.
지난 14일 공개된 1·2화에서 이서진은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마다 겸연쩍은 미소를 짓고, 부인 역으로 분한 라미란에게 은밀한 눈빛을 보내며 웃음을 터트렸다.파리만 날리는 진료실에 홀로 앉아 과장된 표정으로 환자 맞을 연습을 하는 모습이나 '월급 루팡'을 꿈꾸는 베테랑 간호사 차미영(차청화 분)과 선보이는 티키타카는 마치 콩트 같은 분위기로 연출됐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시원하게 이마부터 뒷머리까지 훌렁 벗어진 민머리 분장이다. 민머리를 감추려고 평소에는 더벅머리 가발을 쓰고 등장한다. 이서진은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민머리 캐릭터를 왜 나한테 보냈나 싶었다"며 "잘못 온 게 아닌가 싶었는데, 왜 나한테 대본을 보낸 건지 궁금해서 감독과 미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서준범 감독은 박원장 캐릭터가 꼭 민머리일 필요는 없다고 했지만, 이서진이 원작 웹툰 설정에 따라 흔쾌히 민머리 분장을 하겠다고 해줬다고 전했다. 민머리 분장을 하는 데만 1시간, 가발 등을 벗는 데 30분 정도가 걸렸다고 전했다.
이서진은 박 원장을 "불쌍한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웃었다. 그는 "빚도 많고, 가족들도 제정신이 아닌데 직원도 마찬가지"라며 "주변에 제정신인 사람이 없는데 사실 박원장도 이상한 사람들 사이에서 살다 보니 정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서 감독은 '짠내'에 연출 포인트를 뒀다고 했다. 그는 "현실을 잘 보여주려고 했고, 그 수단으로 코미디를 선택했다"며 "의사로서,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짠내를 보여주는데, 개원(프로그램) 목표는 박원장이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미디어가 의사의 화려하고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여기서는 하얀 (가운을 입은) 소상공인의 모습으로 우리 주변 사람과 충분히 닮아있다"며 "박원장의 고군분투를 보면서 위로를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