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도 1,170원대 전망, 내년부터는 하락세
1달러 당 1,200원대에 육박하는 원/달러 환율의 달러 강세 현상이 최소 연말까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한인사회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증권은 13일 올해 말 원/달러 환율 전망을 기존 1,120원에서 1,170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다만 중기적으로는 달러 약세 전망을 유지했다. 올해 글로벌 달러 강세를 이끌었던 요인이 4분기를 정점으로 점차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내년 말 원/달러 환율은 1,120원으로 예상했지만 전문가들은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시인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에만 2.4% 오르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장중 1,200원까지 넘어섰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7.0원 내린 달러 당 1,186.8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전문가들은 언제 다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최근 강한 달러 현상은 불안전한 글로벌 경제상황과도 직결돼 있다. 여전히 전 세계가 델타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와 물류 대란,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미국과 한국, 전 세계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선호도가 급증하면서 달러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르면 오는 11월로 예상되는 미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시작과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를 최근 달러 강세의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다. 중국의 헝다그룹 사태, 에너지 대란과 델타 변이 확산 등 미국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완전 해소되기 전까지 원·달러 환율은 상승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미주 한인사회도 원·달러 상승으로 울고 웃고 있다.
원화 약세로 학자금과 생활비를 한국에서 지원 받고 있는 유학생, 또 한국에서 원화로 급여를 송금 받고 있는 주재원이나 기업 직원들은 환차익으로 인해 손해를 보고 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유학생 자녀를 위해 송금할 경우 더 많은 원화를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적항공사들도 유류비 등을 달러로 지불하는 구조여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지출 비용이 늘어난다.
반면 미국에서 한국으로 송금하는 경우나, 미국에서 달러를 가지고 한국을 방문하는 한인들은 더 많은 원화를 손에 쥘 수 있어 강해진 달러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강한 달러는 향후 미주한인들의 한국 방문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경우 주요 매력 포인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산 제품을 수입하는 LA 한인 수입업체들도 대금 지급 부담이 줄어드는 등 환차익에 따른 환율 효과를 보고 있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