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강요 미수 혐의로 피소…지난주 고소인 조사 마쳐
상대방 측 "김용건 입장 사실과 달라…연락 차단한 적 없다"
배우 김용건(75)이 39살 연하 여성 A씨에게 임신 중절을 강요한 혐의로 피소됐다. 그는 2일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상대방의 상처 회복과 건강한 출산, 양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용건은 이날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아리율의 임방글 변호사를 통해 "제 잘못된 처신으로 축복받아야 할 일이 어그러진 것은 아닌지, 무엇보다 태어날 아이가 피소 사실을 알게 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한없이 무겁다"며 심경을 전했다.
김용건에 따르면 그는 지난 4월 초,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오던 A씨로부터 임신 소식을 전해 들은 뒤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용건과 A씨는 2008년부터 만남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임신 후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하며 아이를 낳겠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김용건과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5월 21일 자신의 변호사와 이야기를 하라는 말을 끝으로 김용건의 연락을 차단하고 김용건을 낙태 강요 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김용건은 "서로 미래를 약속하거나 계획했던 상황이 아니었기에 기쁨보다는 놀라움과 걱정부터 앞섰다. 제 나이와 양육 능력, 아들들을 볼 면목, 사회적 시선 등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몰려왔다"고 임신 사실을 듣고 난 뒤의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나 A씨와 연락이 두절된 뒤 "조금 늦었지만 체면보다 아이가 소중하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아들들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다"며 "아들들의 응원을 받으며 5월 23일부터 상대방과 상대 변호인 측에 순조로운 출산과 양육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그 무엇보다 A씨의 순조로운 출산과 건강 회복, 새로 태어날 아이의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며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혹여라도 법에 저촉되는 바가 있어 책임질 일이 있다면 당연히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광야의 선종문 변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용건 씨의 입장문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반박했다.
선 변호사는 "A씨는 3월에 김용건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으며, 연락을 차단한 적이 없다. 의뢰인에게 책임을 미루는 태도는 옳지 않다"면서 "제가 변호사로 선임된 뒤 김용건 씨가 갑작스레 입장을 바꿨고, 사실과 다른 부분을 이야기하는 점을 미루어 보아 여전히 자신의 체면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김용건 씨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게 의뢰인의 입장이며, 법적 절차 또한 충실히 밟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용건을 고소한 A씨는 지난주 서초경찰서에 출석해 고소인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건은 1967년 K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으며 오랜 기간 다양한 영화, 드라마, 예능을 통해 사랑받았다. 전 부인과는 1977년 결혼해 배우 하정우(본명 김성훈)와 김영훈 두 아들을 뒀고 1996년 이혼했다.
<연합뉴스>